[송태민의 IT온에어] 일론 머스크의 '뉴럴링크', 신기루인가 신세계인가

송태민 히든브레인연구소 소장

2024-02-20     송태민 히든브레인연구소 소장
(사진=뉴럴링크)

얼마 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설립한 미국 뇌신경과학 스타트업인 뉴럴링크가 인간의 뇌에 컴퓨터 인터페이스(Brain-Computer Interface: BCI) 칩을 이식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일론 머스크는 "환자는 잘 회복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뇌 신호를 읽는다는 것은 궁극적으로 뇌를 해독할 수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머스크는 팔다리를 쓰지 못하는 사람들이 초기 사용자가 될 것이라고 했다. 사지마비를 비롯, 여러 신경 질환을 극복할 수 있는 해법이 생기는 셈이다. 세계인들은 상상만 하던 미래가 현실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부풀었다. 머스크의 뉴럴링크는 우리에게 신세계를 열어줄까, 일시적인 신기루인가?

뉴럴링크의 첫 이식은 지난해 5월 미 식품의약국(FDA)으로 임상을 승인받은 지 8개월 만이다. 지난해 9월 인간의 뇌에 컴퓨터 칩을 이식하기 위한 임상시험 참가자를 모집해 화제가 됐다. 이 전에는 동물들에게 테스트를 해왔다고 한다. 그렇다 보니 동물복지법 위반 의혹에 휩싸이기도 했다. 

동물권보호단체 와이어드는 지난해 9월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뉴럴링크에서 실험한 원숭이 중 12마리가 뇌부종, 부문 마비, 자해 행동 등 종류의 기이한 증상을 겪었고 결국 많은 원숭이가 안락사 됐다”라고 주장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원숭이 중 한 마리가 이식 수술 중 사고로 뇌에 상처를 입었으나 치료를 받지 못했다고 한다. 

뇌에 뉴럴링크 칩을 삽입한 원숭이가 생각만으로 기기를 조작해 테니스 게임을 즐기고 있는 모습. (사진=뉴럴링크)

외신들은 뉴럴링크 전·현직 직원들과의 인터뷰 등을 토대로 “2018년 이후 뉴럴링크의 실험으로 죽은 양과 돼지, 원숭이 등 동물이 총 1500마리로 추정된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처럼 학대 논란도 있었지만, 미 FDA가 사람 대상 임상시험을 허가한 이유는 뭘까. 의학적 목적이 클 것이다. 걸을 수 없는 환자가 걸을 수 있는 꿈의 기술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첫 번째 칩 이식 환자는 어떤 실험을 하게 될까. 첫 환자는 생각만으로 휴대전화나 컴퓨터, 기계 등을 움직여 특정 작업을 수행하는 것을 목표로 할 것으로 예상된다. 머스크는 뇌를 통해 제어할 수 있는 것들은 전부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비만과 자폐증, 우울증, 조현병 등과 같은 질병들도 치료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학계에서의 반응은 어떨까. 뉴럴링크에 대해 BCI 분야 권위자인 미겔 니코렐리스 듀크대 교수는 신랄한 비판을 했다. 미겔 니코렐리스 교수는 “다른 연구자들의 연구를 모방하고 있으며 전혀 혁신적이지 않고,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기보다 기술에 집중하고 있다”고 거세게 비판했다. 뉴럴링크는 단지 이전에 연구 중인 것들을 되풀이하며 놀라운 일을 해냈다고 사기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 

기술을 반기는 이들도 많다. 일단 구현만 된다면 우리가 상상하는 모든 것들이 현실화된다. 기억도 저장할 수 있다. 원하는 모든 게 가능해진다. 일론 머스크는 어떤 구상일까. 그는 단기적으로 장애나 질환을 치료하는 것을 목표로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인간의 두뇌를 외부에 통째로 저장, 다운로드해 사실상 '영원히' 살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것을 구상하고 있다. 

뉴럴링크의 임상시험은 머스크의 그림을 완성시키기 위한 관문 중 하나이다. 칩 이식 단계가 안정화되더라도 그 다음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시험이 성공적으로 끝났다고 해도 윤리적 문제에 직면할 것이다. 인간과 기계의 결합이 과연 온당하냐는 것이다. 인간의 존엄에 심각한 위험이 초래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뉴럴링크가 가는 길은 순탄치 않을 것이다. 다양한 위험요소가 상존하고 있다. 그럼에도 매력적이긴 하다. 시험 성공 여부에 따라 단계적 과제들이 남았지만, 앞으로 세계 시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은 분명하다. 인류가 직면해야 하는 당연한 미래라면 응당 준비를 해야 한다. 만약 실패로 돌아 간다고 해도 인공지능(AI) 시대에 우리가 언젠가 마주해야 할 기술이다. 관심을 가져야 신기루에 속아 속앓이 할 일이 없다. 

송태민 히든브레인연구소 소장

매스미디어 활동 이력

현) AI 전문언론 'AI포스트' 고정 칼럼진 [송태민의 IT온에어]

현) KBS 2TV 해 볼만한 아침 [미래먹거리연구소]

현) KBS 1라디오 오늘아침1라디오 [또 다른세상 IT]

현) TBN 김경식의 으라차차 [미래모빌리티의 모든 것]

전) KBS 1라디오 최승돈의 시사본부 [IT 따라잡기]

전) KBS 2TV 차정인기자의 T-Time 등 다수 코너지기

 

주요 이력

▲ 現 히든브레인연구소 소장

▲ 現 열린인공지능 출판사 대표

▲ 現 한국예술원 특임교수

▲ 前 SK디스커버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 前 LG유플러스 IoT 신사업발굴 책임

▲ 前 어비팩토리 대표

▲ 前 SK플래닛 UX designer

▲ 前 현대 엠엔소프트 TDX 디자이너

▲ 前 SK커뮤니케이션즈 신사업팀 

 

주요 저서

▲ 인간이 지워진다(AI 시대, 인간의 미래) <메디치미디어> 2023

▲ 모든 명언의 시작, CLOVA X <열린인공지능> 2023

▲ 챗GPT 마스터 기술 <열린인공지능> 2023

▲ 숏폼으로 브랜딩하다 <21세기북스> 2021

▲ Hybrid Offline Business <출판사아님> 2021

▲ O2O는 어떻게 비즈니스가 되는가 <한스미디어> 2016

▲ 사물인터넷, 웨어러블 0.9 <한빛미디어> 2015

▲크리에이티브 디자이너를 위한 웹표준 <제우미디어> 2009 등 50여 권 집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