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초 만에 '빈 방'이 살고 싶은 공간으로…부동산 중개사들이 AI를 활용하는 방법
AI가 기존 가구·잡동사니 제거하고 새 가구 배치
생성형 인공지능(AI)이 부동산 거래 시장에서도 혁신을 일으키고 있다. AI로 실제 공간을 촬영한 부동산 매물 사진에 가구를 배치할 수 있는 서비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 월 1만원대 요금으로 수억 원에 달하는 매물들의 거래 성사율을 높일 수 있다는 후기가 나오면서 서비스 이용을 고려하는 중개사도 늘고 있다.
미국 스타트업 '버추얼 스테이징 AI(Virtual Staging AI)'는 부동산 중개인이 생성형 AI의 도움을 받아 실제 집을 가상공간에서 꾸밀 수 있는 서비스를 출시했다. ‘하버드 이노베이션 랩(Harvard Innovation Lab)’에서 비롯된 버추얼 스테이징 AI는 최근 뜨거운 관심에 힘 입어 월간 유료 가입자 4,500명을 확보했다.
버추얼 스테이징 AI의 서비스를 활용하면 10초 안에 빈 방의 사진에 가구를 추가할 수 있다. 기존 가구를 제거하고 다른 가구로 교체할 수도 있는 것도 특징이다. 예컨대 침실 내 인테리어에 어울리지 않는 가구가 있다면 그 가구를 제거하고 다른 가구로 바꿀 수 있다는 뜻이다. AI가 바닥과 지붕, 거울, 문, 창 등 방의 요소를 모두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용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매물 사진을 업로드하고, 방 유형과 가구 스타일을 선택한다. 거실과 침실, 주방, 사무공간, 욕실 등 공간을 꾸밀 수 있게 된다. AI가 이미지를 인식하고, 어울리는 가구를 추가해 준다. 방이 완전히 비어 있지 않은 매물의 경우 기존 가구나 잡동사니를 제거해주는 기능도 탑재됐다.
전문 디자이너가 없어도, 다양한 인테리어가 접목된 사진을 제공받을 수 있다. 이미지는 원하는 만큼 여러 번 수정할 수 있다. 12달러를 지불하면 매달 6장의 사진을 만들 수 있다. 가장 비싼 요금제의 경우 월 69달러를 지불해야 하고, 사진 250장을 생성할 수 있다. 전문 디자이너나 디지털 전문가를 고용하는 것보다 훨씬 경제적이라는 것이 기업 측의 설명이다.
24일(현지시간) 테크크런치 보도에 따르면 마이클 보나치나(Michael Bonacina) 공동 창립자이자 CEO는 인터뷰를 통해 창업 스토리를 전했다. 보나치나 CEO는 하버드대에 입학하기 위해 보스턴에서 아파트를 찾고 있던 중 기술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했다.
컴퓨터 비전에 관심이 많았던 보나치나 CEO는 부동산 중개인들이 자신의 매물을 더욱 쉽고 효과적으로 소개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라는 마음을 먹었다. 창업을 위해 보나치나 CEO는 하버드대 동료와 함께 스타트업 연구 및 개발에 대한 강의를 들었고, 버추얼 스테이징 AI 창업의 밑그림을 그렸다.
미국 내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National Association of Realtors)에 따르면 미국 내 부동산 중개인들의 평균 연령은 60세이다. 보나치나 CEO는 이러한 고령의 부동산 중개인을 위해 쉽고 접근 가능한 도구를 만들고자 했다. 기업은 현재까지 외부 자금을 조달하지 않았다. 보나치나 CEO와 창립 멤버는 개인 자금을 비롯 친구·가족으로부터 25만달러를 모아, 기술을 개발해 왔다.
이용자는 꾸준히 늘고 있고, 기술에 대한 이용자들의 평가는 매우 좋은 상황이다. 미국 내에서 중개사로 근무하고 있는 A씨는 "최고의 앱이다. 빈 방이었는데, 사실적인 가구가 비치된 방으로 바뀌었다"라며 "소액으로 방을 매력적으로 꾸밈으로써 수 억원에 달하는 매물을 더욱 효과적으로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건 놀라운 일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