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대 화물 터미널이 IT 기업 사옥으로…구글 뉴욕 신사옥으로 본 소통의 가치
사옥마저도 '도시의 일부'라는 구글 90년 된 건물 매입해 대대적 보수 '소통', '연결' 키워드 내부에 녹여내
재택근무가 빅테크들 사이에서 일상화됐다. 그럼에도 빅테크 기업들은 사옥을 새로 짓거나 리모델링을 멈추지 않는다. 새로운 지역에서의 영향력을 키워 세계적인 인재를 유치하고 시장을 확장하기 위해서다. 그 대표적인 예가 세계 최대 검색엔진 구글(Google)이다.
구글은 지난 2021년 9월 뉴욕시 맨해튼 허드슨 강변에 한 건물을 사들였다. 홀랜드 터널 옆 옛 화물 터미널인 '세인트존스 터미널'이다. 구글은 당시 21억 달러(약 2조 8000억원)라는 엄청난 예산을 투입했다. 최근 몇 년 동안 미국에서 이뤄진 사무실 건물 거래 가운데 손가락에 꼽힐 정도로 큰 규모였다. 구글은 왜 90년 전 건축된 화물 터미널을 선택했을까.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최고재무책임자(CFO) 루스 포랫은 화물 터미널 건물을 구매하며 "뉴욕의 활력, 창의성, 세계적인 수준의 인재"를 언급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 구글의 이 같은 선택은 인공지능(AI) 패권을 쥐기 위해 뉴욕을 핵심 요충지로 낙점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리모델링을 마치고 지난해 새롭게 문을 연 구글의 뉴욕 사옥에 담긴 가치를 들여다봤다.
1934년 건축된 화물 터미널이 구글 사옥으로 변신
5일(현지시간) 패스트컴퍼니 보도에 따르면 1934년 이래 세인트존스 터미널은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뉴욕시를 형성하는 데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건축 자재를 대량 운송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건설 부흥기를 이끌었다는 평가다.
화물 터미널은 몇십 년 후 역할을 잃었고, 세월이 지나 결국 구글이 인수하게 됐다. 대대적인 보수와 증축을 진행했다. 3층짜리 터미널이 12층짜리 IT 기업 사옥으로 변신하게 됐다. 3000명의 직원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다. 재택근무가 일상화된 가운데 새로운 사옥을 짓는 세계적 기업은 사옥 내부를 설계하며 어떤 점을 고려했을까.
'다르긴 다르네'…모든 내부 공간서 소통 가능케
건물 내부 디자인을 담당했던 글로벌 건축 회사 '겐슬러(Gensler)'를 이끄는 카를로스 마르티네스 플로레스(Carlos Martínez Flórez)는 "사무실에 출근하는 것이 중요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사무실을 통해 문화를 구축하고 유지하기 때문이라며 "코로나19 이후 사무실은 사람들이 소통하도록 장려하는 장소가 되기를 원한다"라고 밝혔다.
사옥을 건축하며 '소통'과 '연결'을 염두에 뒀다는 의미이다. 구글 사옥 내부에 회사 칸막이가 사라졌다고 한다. 다양한 팀이 서로 소통하며 대인 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편안한 좌석 공간을 마련했단다. 건물 주위로 야외 산책로가 있고, 여러 개의 테라스, 잔디로 덮인 옥상도 있다. 마르티네스 플로레스는 뉴욕 사옥의 모든 공간이 직원들에게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전했다.
"구글 만의 것이 아닌 뉴욕의 일부라는 느낌 주고파"
더불어 그는 교류를 통해 엄청난 것들이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혁신의 핵심 요소 중 하나는 교류, 사람들 간의 영감을 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소통과 더불어 '지속 가능성'도 프로젝트의 핵심이었다고 풀어놨다. 새로운 건축물을 만드는 대신 오래된 건물을 재사용하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효과를 거둔다.
7만 8400미터톤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었단다. 사옥에는 태양 전지판과 빗물 수집 시스템, 주변과 테라스 등에 식물들이 자라고 있다. 자전거 출퇴근을 장려하기 위한 주차 공간도 약 500개나 마련돼 있다. 마르티네스 플로레스는 구글이 건물을 건축하며 "이 건물은 뉴욕의 일부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친환경적 장치를 곳곳에 마련하고, 도시와의 연결성을 중요시하며 구글은 도시와의 소통, 뉴욕시민과의 연결을 염두에 둔 것이다. 마르티네스 플로레스는 "구글은 이 건물이 진정한 뉴욕이 되기를 원한다"라고 이야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