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영화 '프롬 팩트' 속 'AI 엑스트라' 등장했다
영화 속 AI 엑스트라 등장에 "끔찍해" AI 도입 따른 배우들 권리 침해 우려
올해 3월 개봉한 한 영화에서 인공지능(AI) 엑스트라의 출연이 최근 재조명돼 AI의 배우 대체 논쟁에 불을 지폈다. 15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디즈니의 하이틴 로맨틱 코미디 영화 '프롬 팩트(Prom Pact)'에 등장한 AI 엑스트라들을 본 이들은 '끔찍하다(horrendous)'는 부정적 반응을 쏟아냈다.
뉴욕포스트는 최근 소셜 미디어에 올라온 영화 속 짧은 AI 엑스트라 출연 영상이 온라인상에 퍼지면서 주목받고 있다고 전했다. 문제의 장면에는 한 고등학교 농구 경기를 응원하는 관중들의 모습이 담겼다. 이들 가운데 한 줄로 늘어선 관중들이 유독 눈에 띈다. 생기 잃은 눈으로 정면을 응시하면서 뻣뻣하게 굳은 몸을 움직여 박수치는 모습이 어딘가 이상하고 어색하다.
컴퓨터로 생성된 디지털 모델인 'AI 엑스트라'이기 때문이다. 맨 앞줄에 있는 일반 인간 배우들과는 확연하게 다르다. 이 영상은 빠르게 공유됐고 AI 엑스트라에 대한 부정적 반응이 쏟아졌다. 일각에서는 해당 영상 속 AI 엑스트라 대다수가 유색인종으로 보인다며 다양한 출신 배경을 가진 연기자들의 활동 기회를 빼앗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트위터에 영상을 올린 이는 이게 바로 미국 배우·방송인 노동조합(SAG-AFTRA)이 맞서 싸우고 있는 현실임을 상기시켰다. 실제 영화 제작에 AI를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날로 늘어나자, AI가 엑스트라나 단역 배우의 일자리를 빼앗을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는 상황이다. 현재 할리우드에서 쟁점으로 떠오른 배우 파업의 핵심 중 하나도 바로 AI다.
좀처럼 입장차가 좁혀지지 못하는 가운데 AI는 협상에서 주요 걸림돌이 되고 있다. 배우들은 AI 도입에 따른 권리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자신의 디지털 복제가 보상이나 동의 없이 영구적으로 재사용되는 데 우려를 표했다. 이에 제작자 측은 엄격한 보호 규정을 만들겠다고 제안했으나 여전히 합의점을 찾기 쉽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