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태민의 IT온에어] 또 오르는 'OTT 구독료'…구독자 이탈 조짐에 '합종연횡' 본격화되나?
송태민 히든브레인연구소 소장
고물가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주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기업들이 일제히 요금 인상에 나서고 있다. 최대 50%가 넘는 인상률을 기록한 OTT도 있다. 부담은 고스란히 소비자의 몫이다. 구독료 인상 여파로 하나 이상의 스트리밍 서비스를 취소했음에도 전체 지출은 오히려 증가했다며 불만을 토로하는 소비자들도 많다. 앞으로 OTT 시장 판도는 어떻게 흘러갈까.
OTT 업계에서 이른바 ‘구독플레이션(구독+인플레이션)'이 심화하고 있다. 티빙은 이달부터 연간 구독권 가격을 기존 대비 약 20%가량 올렸다. 새로운 요금제 정책에 따라 기존 9만4800원이던 베이직 구독권은 연간 11만4000원 수준으로 인상됐다.
앞서 쿠팡도 지난 12일 쿠팡플레이 서비스가 포함된 와우 멤버십을 월 4990원에서 7890원으로 58% 올리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쿠팡도 지난달 쿠팡플레이 서비스가 포함된 '와우 멤버십'의 구독료를 58%나 인상했다. 해외 플랫폼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구글은 '유튜브 프리미엄' 구독료를 월 1만450원에서 1만4900원으로 43% 인상했고, 디즈니플러스도 월 9900원짜리 요금제를 1만3900원으로 올렸다.
넷플릭스는 최근 계정 공유를 제한해 추가 인원당 5000원을 더 내도록 하고, 베이직 요금제(9500원) 가입을 중단하면서 스탠다드(1만3500원)가 가장 낮은 요금제가 됐다. 어떻게 일제히 OTT들이 '배짱 인상'을 할 수 있을까. 저렴한 구독료로 이용자를 유입시킨 뒤 플랫폼에 익숙해지면 구독료를 올리는 전형적인 구독경제의 수익화 방법이라고 볼 수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콘텐츠에 대한 투자비용이 전보다 증가하고, 이용자 증가세는 정체하고 있어, 도저히 요금을 올리지 않고는 현상 유지가 어렵기 때문에 요금을 인상하는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업계에서도 구독료 인상과 광고 요금제 도입은 시기 문제일 뿐 피할 수 없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특히 토종 OTT의 경우 국내 이용자들이 주요 고객군인 만큼 시장 규모 자체가 작기 때문에, 저가 요금제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된다.
결국 요금제 인상이 불가피하다면, 이에 따른 콘텐츠의 품질 향상을 기대하는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켜 줄 수 있어야 한다. OTT들 간의 출혈 경쟁에서 상대적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가장 건강한 방법이라고 본다. 앞서 언급된 광고 요금제가 새로운 수익화 방안이 될 것이다. 티빙이 국내 OTT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광고형 요금제를 선보였다. 성공 가능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광고형 요금제 방식의 성공 가능성은 이미 넷플릭스가 증명한 바 있다. 넷플릭스는 광고주를 위해 15초와 30초 광고에 이어 10초, 20초, 60초 광고도 게재할 수 있도록 했다. 더불어 광고 카테고리 확대, 시청자 통계 등 기능도 지원했다. 이용자들에게는 해상도 개선과 동시접속, 콘텐츠 저장 기능을 제공하는 등 서비스 업그레이드를 제공했다.
이처럼 OTT들이 줄지어 요금을 인상하고, 수익 창출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시도하고 있다. 요금 부담에 이탈을 고민하는 소비자가 많다는 언론 보도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실제 이탈하는 고객들이 많았을까. 현재까지는 이탈률이 10% 안팎으로, 크지는 않은 듯 보인다. 아직 구독 해지를 고민 중이거나 혹은 인상된 요금을 받아들였을 수도 있다.
우려되는 점도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상대적으로 요금이 저렴한 국가의 계정을 판매하는 불법 상품에 대한 관심이 커진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제2의 누누티비'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최근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 접속 건수가 폭증한 것으로 나타난 통계도 나왔다. 요금 인상이 오히려 불법 사이트가 기승을 부리는 트리거 역할을 한 셈이다.
앞으로 OTT 시장은 어떻게 흘러갈까. 가격과 콘텐츠를 비교하며 고민하는 '디지털 유목민'들을 잡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OTT 기업들간의 전략적 제휴, 혹은 이해관계에 따른 '합종연횡(合從連衡)'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벌써부터 괄목할 만한 소식이 나오고 있다. 국내 대표 OTT 업체인 티빙과 웨이브는 지난해 말 양사 간 합병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매스미디어 활동 이력
현) AI 전문언론 'AI포스트' 고정 칼럼니스트 [송태민의 IT온에어]
현) KBS 2TV 해 볼만한 아침 [미래먹거리연구소]
현) KBS 1라디오 오늘아침1라디오 [또 다른세상 IT]
현) TBN 김경식의 으라차차 [미래모빌리티의 모든 것]
전) KBS 1라디오 최승돈의 시사본부 [IT 따라잡기]
전) KBS 2TV 차정인기자의 T-Time 등 다수 코너지기
주요 이력
▲ 現 히든브레인연구소 소장
▲ 現 열린인공지능 출판사 대표
▲ 現 한국예술원 특임교수
▲ 前 SK디스커버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 前 LG유플러스 IoT 신사업발굴 책임
▲ 前 어비팩토리 대표
▲ 前 SK플래닛 UX designer
▲ 前 현대 엠엔소프트 TDX 디자이너
▲ 前 SK커뮤니케이션즈 신사업팀
주요 저서
▲ 인간이 지워진다(AI 시대, 인간의 미래) <메디치미디어> 2023
▲ 모든 명언의 시작, CLOVA X <열린인공지능> 2023
▲ 챗GPT 마스터 기술 <열린인공지능> 2023
▲ 숏폼으로 브랜딩하다 <21세기북스> 2021
▲ Hybrid Offline Business <출판사아님> 2021
▲ O2O는 어떻게 비즈니스가 되는가 <한스미디어> 2016
▲ 사물인터넷, 웨어러블 0.9 <한빛미디어> 2015
▲크리에이티브 디자이너를 위한 웹표준 <제우미디어> 2009 등 50여 권 집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