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만리장성 오른 최초의 휴머노이드 로봇"…기술력은 '글쎄'
중국 로봇기업이 공개한 휴머노이드 로봇 영상에 누리꾼 반응 '싸늘'
중국을 찾는 유명인들이 꼭 찾는 명소가 있다. 중국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만리장성이다. 축구선수 폴 포그바도 팝스타 저스틴 비버도 중국을 방문하며 만리장성에 올랐다. 중국인들과의 유대감을 형성하고, 중국 문화에 관심이 많다는 이미지로 비춰지기 위해 유명인들은 만리장성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홍보를 하기도 한다.
미국 애플의 최고경영자(CEO) 팀 쿡도 만리장성을 방문한 바 있다. 중국 다롄 지역의 초대형 매장 개점을 앞둔 시점이었다. 당시 팀 쿡 CEO는 만리장성에 오른 뒤 촬영한 자신의 사진을 웨이보에 게시했다. 매체들은 팀 쿡 CEO가 중국 고객들의 마음을 사는 동시에 중국을 이해하려는 마음을 보이기 위해 사진을 올렸다고 평가했다. 14억 인구의 내수 시장을 고려하면, 기업인의 입장에서 그럴 만도 하다.
최근 중국 만리장성을 오른 최초의 휴머노이드 로봇이 등장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중국 내 한 휴머노이드 로봇기업이 자사의 로봇이 만리장성에 올랐다며 유튜브에 영상을 올렸다. 유명인도 기업인도, 외국인도 아닌 중국산 휴머노이드 로봇이 만리장성에 오른 이유는 뭘까.
중국 로봇기업 '로봇 에라(Robot Era)'는 4일(현지시간) '만리장성을 등반한 최초의 휴머노이드 로봇'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유튜브에 게시했다. 해당 영상에는 기업이 최초로 만리장성을 등반한 휴머노이드 로봇이라고 주장하는 'XBot-L'이 등장한다. 로봇은 산책로를 따라 뚜벅뚜벅 걷다가, 중국 전통무술 태극권 동작을 선보인다.
대부분의 휴머노이드 로봇은 연구소 내에서 여러 동작들을 테스트하거나 실내에서 명령을 수행하는 형태로 시연된다. 로봇기업 '로봇 에라'는 다른 로봇들과의 차별화를 위해 시연 장소를 만리장성으로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외부에서도 제대로 작동할 수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색다른 풍경을 걷는 로봇의 모습을 반기는 누리꾼들도 있는 반면 특별할 것이 없는 기술력에 혹평을 내놓는 누리꾼들이 다수다. 영상을 살펴보면 로봇이 경사진 산책로, 계단을 오르는 모습이 주로 나온다. 최근 공개된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로봇, 유니트리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 등의 화려하고 실용적인 움직임과는 비교하기 민망할 정도의 기술력 차이를 보인다.
로봇 에라의 공동 창립자인 '유에 시(Yue Xi)'는 "지각적 RL 알고리즘은 익숙하지 않은 지형에 직면했을 때 로봇의 지각력과 의사 결정 능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라며 "로봇은 복잡한 도로 상황을 인식하고 적시에 보행 자세를 조정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다양한 지형에 특화돼 있다면, 보다 험난한 지형에서 시연했어야 한다는 반응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