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 없이도 가는데…휴머노이드 로봇이 운전연수를 받는 이유는?
"휴머노이드 로봇, 24시간 개인 비서로 쓸 수 있어" 라이다, 카메라 등 없는 구형 자동차도 자율주행 가능
일본의 한 연구진이 자동차를 운전하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 중이다. 인간처럼 매끄럽진 않지만, 천천히 운전대를 돌리며 도로에서 운전하는 모습이 영상을 통해 공개됐다.
도쿄대학교 공학부 JSK(Jouhou System Kougaku)연구소는 인간을 대신해 운전하는 휴머노이드 로봇 '무사시(Musashi)'를 개발 중이다. 자율주행차는 라이다, 비전 카메라, GPS, 복잡한 알고리즘, 제어 시스템 등과 같은 최첨단 기술이 필요하다.
그러나 로봇이 운전을 할 수 있다면, 첨단 기술이 탑재되지 않은 차량도 자율주행이 가능하게 되는 셈이다. 이를 목표로 JSK 연구진은 2019년부터 '근골격 휴머노이드 로봇' 무사시를 개발하고 있다. 인간과 비슷한 체형으로 제작됐고, 인체에서 영감을 얻은 관절, 근육 구조를 갖추고 있다는 설명이다.
로봇 무사시는 연구진에 의해 최근까지도 운전연수를 받고 있다. 로봇 무사시의 머리에는 움직일 수 있는 고해상도 비전 카메라가 장착돼 있다. 카메라가 인간의 눈 역할을 하는 셈이다. 카메라는 정면을 바라보는 것은 물론 사이드 미러를 빠르게 확인하기 위해 위치를 조정하기도 한다. 인간과 유사한 방법으로 시야를 확보한다.
두 손에는 학습된 소프트웨어와 센서 데이터가 탑재돼, 운전대을 미세하게 돌릴 수 있다. 또 핸드 브레이크를 당기거나, 시동을 걸기 위해 키를 돌릴 수도 있고 방향 지시등도 작동시킨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2012년 토요타가 출시한 1인승 소형 전기차를 운전하며 데이터를 쌓고 있다.
운전연수는 도쿄대학교 캠퍼스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무사시는 사람을 감지하거나 자동차 경적이 울릴 시 브레이크를 밟을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아직까지 기술이 완전하지 못하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경사가 있는 노면에 대한 데이터가 훈련되지 않았기 때문에 언덕을 올라가는 데 문제가 있었다. 또 도로 모퉁이를 도는 데 몇 분이나 걸렸다고 한다.
연구진은 "개발이 지속적으로 진행된다면 휴머노이드 로봇이 운전을 하다가 가사도우미가 될 수도 있고, 쇼핑을 옆에서 도울 수도 있다"라면서 "센서로 구성된 로봇이 자동차 제조업체의 충돌 테스트 더미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