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구 주연 13분짜리 영화 '밤낚시', 화제…생성형 AI 활용 '스낵 무비' 쏟아진다
지난 14일 개봉한 배우 손석구의 단편영화 '밤낚시'가 극장가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개봉 3일 만에 누적 관객수 1만 6636명을 기록했다. CGV 단독 개봉작으로 전국 15개 극장에서만 선보였음에도 이례적인 흥행을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밤낚시는 어두운 밤 전기차 충전소에서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사건을 다룬 휴머니즘 스릴러 영화다. 현대자동차의 투자로 제작된 이 영화의 관람료는 1000원이다. 특히 흥미로운 점은 '밤낚시'의 러닝타임이 12분 59초라는 점이다. 10분대 영화로는 최초로 극장에서 정식 개봉한 것도 눈길을 끈다.
밤낚시 제작진은 ‘스낵 무비’라는 단어를 새롭게 만들었다. 30~40분 분량의 단편영화보다 더욱 짧은 분량으로 제작되며, 숏폼처럼 가볍게 볼 수 있다는 의미로 '스낵 무비'라는 타이틀을 제작진은 내세웠다. 모처럼 독특한 영화가 극장가에 등장하며 예비 관객들의 호기심이 높아지고 있다.
1~10분 분량 'AI 스낵 무비' 쏟아진다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으로 AI 업계에서도 '밤낚시'와 같은 새로운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최초로 AI와 메타버스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영화와 영상을 선뵈는 ‘2024 경상북도 국제 AI·메타버스 영화제’가 지난 15~16일 개최됐다.
경북도는 누구나 AI 영화를 온라인에서 감상할 수 있도록 영화제 전용 메타버스 플랫폼인 갬프월드(www.gamffworld.com)를 마련했다. 영화제에 출품된 작품들의 대다수는 '밤낚시'처럼 1~10분 분량의 영화들이 대다수다. AI 영화 감독들은 제작 전 시나리오를 작성하고 이를 인공지능 기술로 시각화했다.
이후 편집, 보정 작업을 거쳐 최종 작업물을 출품하게 된 것이다. 한국 출신 김소희 감독은 청각장애를 지닌 대학생이 AI어플 마이디어를 설치하면서 일어나는 일들을 그린 영화로 영화 부문 대상을 차지했다. 김 감독의 작품은 매우 흥미로운 시나리오를 몰입감있게 표현했다는 평을 받았다.
AI로 프롬프트 만들고, AI로 영상 만들고, AI로 번역
장르와 도구도 다양해지고 있다. 유튜브 채널 '빵형의 개발도상국'을 운영하는 이태희 대표는 최근 11분 40분 분량의 영화를 공개했다. AI 도구들로 만든 공포 영화 'The Bloody Scarlette'다. 제작에는 30시간이 걸렸고, 비용은 154달러(약 21만원)이 투입됐다고 한다. 이태희 대표는 영화 제작에 각종 AI 도구를 활용했다고 한다.
미드저니로 만든 이미지를, Gen-2를 활용해 영상으로 변환했다. 영상 생성을 위한 프롬프트는 GPT-4o(포오)를, 번역에는 클로드 오퍼스를 사용했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AI로 생성된 콘텐츠와 관련, 저작권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처럼 속속 제작되고 있는 10분대 AI '스낵 무비'들이 극장가, 콘텐츠 업계에 새로운 물꼬를 터주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