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모델 출시 1년밖에 안 됐는데"…美 전기차 스타트업 '피스커', 파산 신청
미국의 신생 전기차 제조업체 피스커(Fisker)가 첫 전기차 모델을 내놓은 지 약 1년 만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재무구조 악화, 차량 결함 속출 등 연이은 악재에 결국 '백기'를 든 셈이다.
18일(현지시간) IT 매체 테크크런치 등 외신보도에 따르면 덴마크 출신 자동차 디자이너 헨리크 피스커(Henrik Fisker)가 설립한 전기차 스타트업 '피스커'가 자산 매각과 부채 재조정을 위해 17일 델라웨어법원에 파산을 신청했다.
피스커는 투자자로부터 약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 규모 투자금을 받아 지난해 6월 첫 번째 모델인 스포츠유틸리티(SUV) 전기차 '오션'을 선보인 바 있다. 그러나 EV 수요 성장세가 수그러들었고, 오션의 제동장치 문제와 차량 출입문 결함 등으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지난해 SUV 전기차 오션을 1만대 이상 생산했지만, 고객 인도량은 절반에도 못 미쳤다. 납품한 자동차도 결함으로 인해 미국 자동차 안전규제 기관으로부터 조사를 받고 있다. 피스커는 지난 2월 사업 유지 능력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상황이 나아지지 않았고, 피스커는 이후 모 대형 자동차 제조업체와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으나, 올해 3월 협상이 결렬됐다. 협상이 결렬되자 주가는 급락했고, 같은달 상장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뉴욕증시에서도 상장 폐지됐다.
이에 피스커는 여러 차례의 정리해고를 단행했고, 기타 비용 절감 조치를 통해 현금을 유지하기 위해 발버둥쳤으나 역부족이었다. 한편 지난 몇 년 새 로즈타운 모터스와 프로테라, 일렉트릭 라스트 마일 솔루션과 같은 EV 제조업체들이 신규 자금 조달 장애, 공급망 문제 등으로 인해 줄줄이 파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