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연주하고, 탁구도 친다…인간 따라하며 배우는 휴머노이드 로봇

美 스탠퍼드대, 유니트리 'H1' 기반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

2024-06-24     조형주 기자
(사진=미국 스탠퍼드대 휴먼플러스)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팀이 중국 로봇 업체 유니트리 로보틱스(Unitree Robotics)의 2족 보행 휴머노이드 로봇 'H1'을 기반으로 다양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새로운 로봇을 개발했다. 

스탠퍼드 연구팀은 최근 인간의 움직임을 모방해 다양한 작업을 수행하는 휴머노이드 로봇 '휴먼플러스(HumanPlus)'를 공개했다. 이 로봇은 유니트리 로보틱스의 'H1'을 기반으로 개발됐다. H1은 4족 보행 로봇의 선두주자로 알려진 유니트리에서 지난해 12월 발표한 첫 번째 범용 휴머노이드 모델이다.

인간의 움직임을 모방해 학습하는 것이 휴먼플러스의 가장 큰 특징이다. 미리 설계된 알고리즘이 아닌 그림자처럼 동작을 따라 하는 이른바 '섀도잉(Shadowing)' 학습법이다. 휴먼플러스는 RGB 카메라를 사용해 인간의 몸과 손 동작을 관찰하고 움직임을 복제한다. 

(그래픽=미국 스탠퍼드대 휴먼플러스)
(그래픽=미국 스탠퍼드대 휴먼플러스)

새로운 작업을 배우기 위해서는 약 40시간 분량의 인간 동작 데이터 세트가 필요하다. 연구진이 공개한 영상에는 인간과 탁구를 치고, 피아노를 연주하는 휴먼플러스의 모습이 담겼다. 이 외에 키보드 타이핑, 빨래 개기, 물건 꺼내기 등 작업도 휴먼플러스는 '섀도잉' 학습을 통해 배워 척척 해낸다.  

동작은 잘 수행하지만 움직임이 느리고 투박하기 때문에 곧바로 가정에 투입되기에는 무리가 있다. 가격도 만만치 않다. 연구진은 유니트리 H1과 별도 하드웨어 구입 비용을 더해 약 10만 7945달러(약 1억 5000만원)가 소요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래픽=미국 스탠퍼드대 휴먼플러스)
(그래픽=미국 스탠퍼드대 휴먼플러스)

활발해지는 가사 로봇 연구 

가사 로봇 연구가 활발해지고 있다. 로봇에 언어모델이 탑재되며, '진짜 나만의 비서'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진다. 오픈AI가 투자한 노르웨이 휴머노이드 로봇기업 '1X 테크놀로지스'는 인간의 말을 알아듣고 작업을 수행하는 휴머노이드 로봇 '이브(EVE)'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속에서 한 인간 운영자가 '손님이 올 예정이니 정리를 하자'라는 명령을 내린다. 이에 휴머노이드 로봇 4대가 일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한 로봇은 의자를 집어넣었고, 옆에 있던 로봇은 바닥에 떨어진 옷을 주워 정리했다. 책상에 흘린 커피를 닦아내거나 회의 준비를 위해 음료를 옮기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그래픽=1X technologies Youtube)
(그래픽=1X technologies Youtube)

인간이 직접 제어하지 않았다고 한다. 향후 거대언어모델이 로봇에 전면 탑재될 경우 인간이 자연어로 명령어를 보내면 언어모델이 이를 인식하고, 로봇을 움직이게 만드는 코드로 바꿔 작업을 수행할 수 있게 된다. 이번에 공개한 영상으로 그들의 기술이 상용화에 한 걸음 다가섰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