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ST, 전통적 화학반응 입체 경로 뒤집는 ‘같은 방향’ 알켄 이할로젠화 반응 개발

2024-06-26     윤영주 기자
왼쪽부터 화학과 정원진 교수, 최준호 교수, 문현 박사과정생, 정준기 박사과정생. (사진=지스트)

광주과학기술원(GIST, 총장 임기철)은 화학과 정원진 교수와 최준호 교수 연구팀이 ‘반대 방향’으로 도입되는 전통적인 입체 경로를 뒤집어 알켄에 ‘같은 방향’으로 할로젠을 도입하는 반응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알켄의 이할로젠화 반응은 화학 교과서에도 나오는 전통적 유기화학 반응으로서, 알켄의 양쪽에 할로젠이 반대 방향으로 도입되는 메커니즘이 확고히 정립되어 있다. 따라서 다른 입체 경로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완전히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

반대 방향 알켄 이할로젠화 반응은 거의 예외 없이 관찰되는 메커니즘으로서 오랜 기간 많은 연구자는 이 방식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으나, 입체 경로를 성공적으로 바꾼 예시는 아직 소수에 불과하며 실용성에도 한계가 있다. 따라서 반응의 범위를 확장할 수 있는 새로운 메커니즘의 개발이 여전히 필요한 상황이다.

연구팀은 알켄의 같은 방향에서 일어나는 고리화 첨가 반응을 이용하여 활성화기를 두 개 설치하고, 이를 할로젠으로 치환하는 전략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단계적인 할로젠 도입이 가능해져 염소와 브로민을 원하는 조합과 순서로 알켄에 위치 및 자리 선택적으로 첨가할 수 있게 됐다.

전자가 매우 부족한 티안트렌 2가 양이온을 알켄에 고리화 첨가하면, 활성화된 설포늄 양이온이 같은 방향으로 두 개 형성된다. 하지만 그동안 입체적 특성을 유지하며 이를 다른 원자로 바꾼 사례는 없었다.

이중 활성화 전략을 활용한 알켄의 같은 방향 이할로젠화 반응 개발. 티안트렌 2가 양이온(TT2+)의 고리화 첨가 반응을 통해 알켄의 한쪽 면을 활성화한 뒤 할로젠 음이온으로 두 번 치환하는 전략으로, 염소와 브로민을 자유자재로 조합하여 입체 특이적이고 자리 선택적인 같은 방향 이할로젠화 반응을 최초로 구현했다. (사진=지스트)

연구팀은 입체 정보를 잃지 않고 할로젠으로 치환되는 조건을 확보하였으며, 순차적 반응을 통해 할로젠을 자유자재로 조합하는 같은 방향 이할로젠화 반응을 최초로 개발했다. 특히, 서로 다른 할로젠의 같은 방향 첨가는 전례를 찾을 수 없는 독창적인 성과이다.

할로젠 치환기가 같은 방향으로 있는 천연물이 종종 발견되지만, 기존 방법으로는 만들기가 까다로워 생리활성 연구 등에 활용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연구진이 개발한 합성법을 적용하면 이러한 유기화합물을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어 그동안 시험하지 못한 입체 구조를 지니는 기능성 유기물의 새로운 특성에 대한 탐구가 가능해질 것이다.

정원진 교수는 “이번 연구 성과를 통해 전통적 반응 경로를 뒤집는 흥미로운 메커니즘이 제시되었으며, 새로운 입체화학적 영역에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며 “향후 할로젠 외 다양한 원소를 포함하는 넓은 화학 공간으로의 확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GIST 화학과 정원진(교신저자), 최준호 교수(교신저자)가 지도하고 문현(제1저자), 정준기(제1저자) 박사과정생이 수행한 이번 연구는 한국도레이과학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았으며, 종합과학 분야 상위 8%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2024년 5월 2일 온라인 게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