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미국 제치고 '생성형 AI 특허' 1위…한국은? "특허는 많은데, 투자 수요 저조"

2024-07-04     유형동 수석기자
(사진=미드저니)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 특허 분야에서 중국이 다른 국가들보다 훨씬 앞서 가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중국은 미국보다 6배 더 많은 특허를 출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는 유엔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의 자료를 인용해 텍스트, 이미지, 컴퓨터 코드, 음악 생성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생성형 AI 기술이 개발되고 있으며, 지난 10년 동안 5만 건 이상의 특허 출원이 접수됐다고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가운데 1만 3000건 가량이 2023년에 신청됐다. 챗GPT 등장 이후 생성형 AI 관련 특허 출원도 급증한 것이다. WIPO 자료에 따르면 중국은 2014년부터 2023년까지 3만 8000건 이상의 생성형 AI 관련 특허를 출원했고, 같은 기간 미국은 6276건을 출원했다.

세계 특허 출원 접수 건수를 비교한 그래프. (그래프=WIPO)

WIPO 특허 분석 관리자 크리스토퍼 해리슨(Christopher Harrison)은 “중국에서 신청된 특허는 자율주행, 출판, 문서 관리까지 광범위한 분야에서 이뤄지고 있다"라고 했다. 중국과 미국에 이어 한국, 일본, 인도가 뒤를 이었다. 인도가 AI 특허 분야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허 출원 수가 많은 기업으로는 숏폼 영상 플랫폼 ‘틱톡’을 서비스하고 있는 중국 바이트댄스,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 오픈AI의 든든한 '뒷배'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이다. 

WIPO의 해리슨은 “특허 데이터는 앞으로 다양한 산업 분야에 큰 영향을 미칠 분야"라며 "생성형 AI는 과학, 출판, 운송 또는 보안과 같은 다른 많은 경제 부문을 변화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생성형 AI 특허를 보유한 상위 20대 기관, 기업. 삼성전자가 7위를 기록했다. (그래프=WIPO)

"AI 특허는 많은데, 민간 투자는 저조한 韓"

한국은 4155건의 생성형 AI 관련 특허를 출원했다. 양적인 측면에서만 보면 일본(3409건)과 인도(1350건)를 앞질렀다. 특허 출원 건수만 놓고 보면 2위를 차지한 미국(6276건)과의 격차도 그리 큰 편은 아니다. 그러나 기준을 '투자'로 바꾸면 순위는 달라진다. 

미국 스탠퍼드대 인간 중심 AI연구소(HAI)의 ‘AI 인덱스’에 따르면 글로벌 AI 민간 투자 규모 순위에서 한국은 지난해 9위(13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미국(672억달러)이 해당 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다. 중국, 독일, 스웨덴, 프랑스, 캐나다, 이스라엘 등 국가들이 한국보다 투자 규모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허 출원 건수만 많고, 정작 투자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해외 기업들의 앞선 기술을 기반으로 서비스를 만드는 국내 특유의 추격형 산업구조가 특허의 질적 경쟁력을 낮춘다는 지적이 나온다. 

IT 업계 전문가들은 특허의 질을 높이고, 글로벌 경쟁을 위한 인프라, 제도 등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한다. AI 기술의 발전을 위해서 양적 성장보다는 우수한 기술력 기반의 질적 성장을 이루기 위한 연구가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