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실리콘밸리 '트럼프 대세론' 주춤…테크 거물들, 민주당 '해리스' 지지 이어져
전통적으로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했던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최근 몇 주간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를 지지하는 빅테크 기업인들이 늘어났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직 전격 사퇴 후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대체 후보로 급부상하며 실리콘밸리에서 민주당 지지 움직임이 되살아나고 있다.
1일(현지시간) 더 버지 등 외신보도에 따르면 미국 실리콘밸리의 거물 벤처투자자(VC)들이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200명이 넘는 테크 거물들과 벤처투자자들은 'VCs for Kamala'라는 단체를 만들고 해리스 부통령을 향한 지지를 선언했다.
이 단체에는 실리콘밸리에서 활동하는 영향력 있는 VC이자 링크드인의 공동 창업자인 리드 호프만과 억만장자이자 샤크 탱크 투자자인 마크 쿠반, 코슬라벤처스의 설립자인 비노드 코슬라, 엔젤 투자자 론 콘웨이 등이 포함됐다. 테크 거물들이 나서서 해리스 부통령 지지를 위한 정치 자금 모금 활동에 나선 것이다.
벤처투자자들은 'VCs for Kamala' 웹사이트에 "우리는 미래를 건설하는 기업가를 찾고, 투자하고, 지원하는 데 하루를 보낸다"라며 "친기업, 친미국적인 꿈, 친기업가정신, 친기술 진보를 지지한다"라고 밝혔다. 실리콘밸리는 전통적으로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지역이다. 실제 지난 몇 년 간 여러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들이 높은 지지를 받았다.
그러나 지난주까지 실리콘밸리에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가 인기 몰이를 하며 '트럼프 대세론'이 확산됐다. 바이든 정부의 빅테크 기업 견제와 암호화폐를 규제하는 것에 대한 일부 기업인들의 불만이 커졌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의 대선 후보에서 물러나며 상황이 반전되고 있는 모양새다.
현재 실리콘밸리가 '친트럼프파'와 '친해리스파'로 양분되고 있어, 실리콘밸리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기 위해서는 후보들이 그간의 과제들을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강력하게 피력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핵심 기술 정책 문제에 대한 해리스 부통령의 견해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알려진 점이 많지 않다.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겠다고 밝힌 실리콘밸리의 거물들은 해리스 부통령이 당선되면 실리콘밸리 리더들과 만나 우려하는 일에 대해 경청하겠다고 약속했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테크 거물들은 "이 중요한 순간에 우리는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는 데 하나가 됐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