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러온 복' 걷어찬 인텔…"7년 전 오픈AI 지분 30% 취득할 기회 날려"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인텔이 7년 전 신생 기업이던 오픈AI 지분을 취득할 기회가 있었지만 오판으로 포기했다고 로이터통신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인텔은 2017년과 2018년 몇 개월에 걸쳐 오픈AI 지분 15%를 현금 10억 달러에 매입하는 방안을 놓고 협상을 진행했다. 또 인텔이 오픈AI에 인공지능(AI) 칩과 데이터센터 등을 제공하는 조건으로 지분 15%를 추가로 인수하는 방안도 논의됐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하지만 결국 협상이 진전되지 않았다. 밥 스완 당시 최고경영자(CEO)의 반대로 결국 무산됐다고 한다. 생성형 AI가 이른 시일 내에 시장에 출시돼도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반면 오픈AI는 인텔의 투자에 관심이 있었다. 엔비디아 칩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면서 자체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텔 데이터센터 사업 부문이 하드웨어를 원가에 제공하는 것을 거부해 협상이 무산됐다고 외신은 전했다. 인텔 대변인은 해당 보도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1990년대와 2000년대에 컴퓨터 칩 분야를 선도했던 인텔이 AI 시대에 들어서면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 이유 중 하나가 오픈AI 지분 인수 실패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인텔은 생성형 AI의 잠재력을 가볍게 여기다가 '굴러온 복'을 걷어찬 꼴이 됐다. 투자를 포기한 대가는 컸다. 생성형 AI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는 가운데 AI 칩 제조 분야에서 인텔은 엔비디아에 밀려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인텔의 올해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 감소했으며, 16억 1000만 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기업 사정이 좋지 않자 인텔은 실적 악화 대응책으로 최근 대대적인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올해까지 전 직원의 15%에 해당하는 1만 5000명 규모의 구조조정을 단행키로 한 것이다. 한편 인텔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58% 하락했다. 시가 총액은 810억 달러까지 떨어진 반면 오픈AI의 기업 가치는 800억 달러에 달하는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