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디다스·구글·애플 러브콜 받는 스타트업, 비결은?…"AI에 장인(匠人) 노하우 담았다"
장인(匠人)들의 노하우를 인공지능(AI) 모델에 접목해 '사업 확장'에 성공한 멕시코 스타트업 '썸원 썸웨어(Someone Somewhere)'가 주목받고 있다. 이들이 구글, 아디다스, 아마존 등 대기업들과 협업할 수 있었던 비결은 뭘까.
테크크런치 등 보도에 따르면 썸원 썸웨어는 지난 2016년 안토니오 누뇨(Antonio Nuño) 최고경영자(CEO)가 설립한 기업이다. 누뇨 CEO는 어린 시절 친구들과 함께 자원봉사를 하며 보고 느꼈던 것에서 사업 아이템을 떠올렸다고 한다.
누뇨 CEO는 많은 여성들이 장인급 기술 전문가라는 점과 매우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매우 아름다운 것들을 만들고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 당시 누뇨 CEO와 공동 창업자들은 잘 알려지지 않은 장인들의 기술과 이야기, 작품을 세계적으로 알리고 대기업의 공급망과 연결해 보자고 마음먹었다.
이에 누뇨 CEO와 공동 창업자들은 2016년 썸원 썸웨어를 설립했고, 멕시코에서 가장 빈곤한 지역의 수백 명의 장인들과 협력하기 시작했다. 그들의 노하우를 의류와 액세서리에 접목해 '세상 어디에도 없는' 트렌디한 제품을 만들어 세상에 내놓았다.
그러다 창업자들은 인공지능(AI)이 부상하는 것을 보며 생성형 AI를 도입하면 회사가 더욱 확장될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한다. 이에 그들은 장인들이 사용한 다양한 소재와 기법을 스테이블 디퓨전(Stable Diffusion)에 학습시켰다. 이를 기반으로 썸원 썸웨어는 새로운 제품 디자인을 만들었다.
그저 이미지를 만드는 것을 넘어 이들은 협업이 가능하다고 판단한 대형 브랜드 입맛에 맞춘 디자인을 내놓았다. 레드 불, 트레이더 조와 같은 브랜드에 장인들의 솜씨를 적용해 샘플을 만들고, 소셜 미디어에 게시했다. 그리고 회사를 태그해 게시물을 볼 수 있도록 유도했다.
썸원 썸웨어는 링크드인에 아디다스 브랜드의 멕시코 국가대표팀 축구 유니폼 이미지도 게시했는데, 조회수가 폭증하며 결국 아디다스 직원까지 소환(?)하기에 이른다. 게시글을 본 누리꾼들이 아디다스 직원들을 태그한 준 덕분이다. 누뇨 CEO는 "장인을 포함한 1만 5000명 이상이 빈곤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멕시코의 다음 유니폼이 썸원 썸웨어와 협력해 제작된다면 다른 국가에서도 이를 따라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게시물이 올라온 지 하루 만에 누뇨 CEO는 아디다스 측으로부터 연락을 받았고, 멕시코 선수와 콘텐츠 제작자에게 제공되는 실제 제품을 출시하는 데 합의했다.
파블로 카발라로 아디다스 브랜드 수석 이사는 "이번 작업을 통해 멕시코 장인의 작업을 기리고, 국가의 문화적 유산, 뿌리와 미래 창조적 세대를 위해 남긴 씨앗을 계속 수용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누뇨 CEO는 최근 썸원 썸웨어가 주목받고 성장하고 있는 것에 대해 'AI의 발전 덕분'이라고 전했다.
AI를 활용한 장인들의 디자인을 공유하는 전략이 제대로 먹힌 셈이다. 한 달에 10개의 제품을 디자인하던 썸원 썸웨어는 최근 한 달에 5000개 제품을 디자인하고 있다고 한다. 디자인 갯수가 늘어나는 만큼 멕시코 내 저소득층의 수익이 증가하는 구조다.
썸원 썸웨어 측은 "우리의 사업을 확장하는 데 AI가 도움을 줬다"라며 "AI가 일자리를 빼앗을 수도 있지만, 일자리를 창출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놀라운 방법"이라며 "지난 1년 동안 이러한 모델로 1000만 개 이상의 제품을 만들었다"라고 했다.
매출도 지난 3년 동안 36배나 증가했다. AI를 사용해 제품을 공동 제작한 덕분이다. 이를 통해 아마존과 구글, 우버, 스트라이프 등 빅테크와 협력해 직원, 이벤트, 마케팅 캠페인을 위한 상품을 만드는 계약도 체결하게 됐다. 최근에는 애플에 제품을 공급하는 님블(Nimble)에 패브릭 가방을 공급하게 됐다.
이에 썸원 썸웨어 제품들이 미국과 유럽 등 30개국의 애플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다. 현재까지 썸원 썸웨어는 딜라 캐피털, GBM 벤처스 등 투자자들로부터 170만 달러(약 23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썸원 썸웨어 측은 "우리는 빈곤 없는 세상을 믿는다. 수백만 명의 사람들을 빈곤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이 사명이다"라며 "멕시코에서 가장 빈곤한 주에 살고 있는 장인들과 협력해 의류와 액세서리에 전통 수공예를 적용해 고품질 트렌드 제품을 만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