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두르는 백화점…"고객 의견 분석·외국인 통역도 AI가 대신해요"
국내 백화점들이 인공지능(AI)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업무 혁신에 나서고 있다. AI로 고객의 불만을 분석하고, 외국인 고객을 대상으로 통역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어 눈길을 끈다.
먼저 현대백화점은 백화점 고객의 불만을 분석하고 해결책까지 안내하는 AI 시스템 '인사이트 랩스'를 도입한다고 18일 밝혔다. 인사이트 랩스는 현대백화점 홈페이지 게시판에 의견이 접수되면 글의 내용을 요약한 뒤 해결 방안을 직원에게 전달한다.
시급히 대처해야 하는 큰 안전 사고·도난·범죄·식품 위생·화재 등과 같은 의견은 AI가 분석과 동시에 담당 직원에게 전달하도록 했다. 고객 상담실장 수준의 해결책을 내놓는다. 예컨대 "백화점 내부에서 미끄러져 다쳤다"라는 의견이 올라오면 AI는 '안전 사고' 관련 의견임을 감지한다.
즉시 담당자에게 알리고, 고객이 올린 글을 바탕으로 사고 내용을 파악한다. 이어 AI가 유사 사례를 분석해 치료비·보상금·세탁비·추가 편의 제공 등의 다양한 보상 방안 중 고객의 상황에 맞는 선택지를 제시한다.
양명성 현대백화점 영업전략담당 상무는 "유통의 경쟁력은 고객의 쇼핑 경험을 얼마나 세심하게 관리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며 "인사이트 랩스는 만족스러운 쇼핑 경험 제공의 일환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도 업무 전반에 생성형 AI를 도입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우선 업무 매뉴얼에 대화형 AI 챗봇을 도입했다. 100개가 넘는 방대한 사내 업무 매뉴얼을 5개로 유형화한 뒤, 롯데그룹 AI 플랫폼인 ‘아이멤버(Aimember)를 기반으로 챗봇을 운영한다.
AI가 사용자의 질문에 맞춰 매뉴얼에서 답을 찾아 정보를 스스로 찾아 제공하는 방식이다. 지난 7월부터 사내 업무용 협업툴에도 챗GPT를 탑재했다. 롯데그룹 AI 플랫폼인 아이멤버의 챗GPT 기능을 적용한 것이다. 광고 문구 생성, 맞춤형 이메일 작성, 번역 등 맞춤형 작업을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됐다.
생성형 AI를 활용한 비주얼 콘텐츠 제작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 6월 개편을 마친 롯데백화점의 웨딩 특화 서비스 ‘롯데웨딩멤버스’의 비주얼 제작에 생성형 AI인 미드저니가 활용됐다. 제작 시간을 대폭 줄이면서 제작 수량은 60% 가량 늘렸다고 롯데백화점은 소개했다.
올해 하반기에는 생성형 AI 외에도 차별화 AI 솔루션 도입도 추진할 예정이다. 환경장비, 안전관리 분야에 AI 솔루션을 활용하며 백화점과 쇼핑몰 등 점포 18곳에 AI 기반 청소 로봇 도입을 시작으로, 지능형 CC(폐쇄회로)TV), AI 사족 보행 순찰 로봇도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더불어 롯데백화점 잠실점은 올해 초 국내 유통업계 최초로 AI 통역서비스를 선보인 바 있다. 롯데백화점 서울잠실점은 서울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 필수 관광 코스 중 하나다. 잠실점 총 여섯 곳 안내데스크에는 일평균 역 700여건 이상 외국인 고객문의가 접수되고 있다.
매장위치 서비스시설 상품문의 전망대 아쿠아리움 등 문의 종류도 각양각색이다. 외국인 방문객 국적도 다양해져 이들에게 쇼핑편의와 일관된 고객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국내 최초로 AI기술을 활용한 통역서비스를 도입하게 됐다고 롯데백화점 측은 밝혔다.
전세중 롯데백화점 AI TF(태스크포스팀) 팀장은 "초기 단계지만 생성형 AI를 잘 활용하면 임직원 업무 효율성을 최소 10% 이상 높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효용성이 높은 업무 분야를 중심으로 AI 도입을 확대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