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시간 노동, 일수입 5000원…핀란드선 교도소 재소자가 'AI 데이터 라벨링'

2024-09-23     유진 기자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 도구로 제작한 사진. (사진=미드저니)

핀란드는 오랫동안 교도소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해왔던 국가다. 개방형 교도소를 처음으로 실시한 국가이기도 하다. 개방형 교도소에 복역 중인 재소자들은 노동에 투입돼 임금을 받기도 하고, 교도소 밖을 다닐 수도 있다. 주로 경범죄자나 가석방 대상자, 모범수들이 수용된다. 

인공지능(AI)이 급속도로 발전함에 따라 핀란드 교도소에서는 재소자들에게 새로운 작업을 제공하고 있다. 핀란드 교도소는 자국의 데이터 회사인 메트로크(Metroc)와 협력해 재소자들을 대상으로 데이터 라벨링 일감을 주고 있다. 

재소자들이 사회로 나갔을 때 재범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한다. 데이터 라벨링이란 문서나 사진, 영상 등 각종 데이터에 각주를 달아 내용을 분류하는 작업이다. AI 학습을 위한 데이터를 만드는 과정이다. 

AI 작업에 참여하는 재소자들이 실제 작업하는 공간. (사진=핀란드 교도소 및 보호 관찰기관)

유로뉴스 넥스트 보도에 따르면 데이터 기업 관계자는 "데이터 라벨링 관련 아이디어에 대해 논의했을 때 교도소 측에서도 매우 반겼다"라고 말했다. 데이터 라벨링 작업에 참여하는 재소자들은 한 방에 3명씩 모여, 노트북을 통해 작업을 진행한다. 작업은 휴식 시간을 포함해 하루 3시간 동안 진행된다. 

재소자들은 주로 건설, 건축 용어 등과 관련된 분야의 작업을 수행한다. 라벨링 작업에 참여한 한 수감자는 "의미 있는 활동을 하며 시간을 보내기 위해 참여했다"라고 밝혔다. 전통적인 노동과 달리 인공지능은 매우 새로운 주제였기 때문에 관심이 생겼다고 한다. 

핀란드 교도소에서 해당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피아 푸올라카는 "재소자들은 수감 중에도 제한적으로 외부 사회의 서비스를 디지털로 이용할 수 있다"라며 "보안 정책도 마련돼 있다. 디지털로 하는 모든 일은 보안이 유지된다"라고 전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 도구로 제작한 사진. (사진=미드저니)

작업이 반복적이고 단조롭기 때문에 '지루하다'라고 평가한 재소자도 있었다. 이들은 하루에 3유로(약 4400원)에서 4.6유로(약 6800원)를 수당으로 받는다고 한다. 푸올라카는 "보상은 다른 작업을 하는 재소자와 동일하다"라고 밝혔다. 

연구자들과 교도소 관계자들은 기업을 위한 방대한 데이터 라벨러를 만드는 것보다는 수감자들에게 새로운 기술을 접할 기회를 제공하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데이터 기업 관계자는 "핀란드어로 된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다면 교도소가 아닌 다른 곳을 찾아야 한다"라며 "이번 프로젝트는 재소자들의 자활의지 고취를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