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로스쿨 쏠림' 사그라들까?…AI가 대체할 직업에 '의사·회계사·변호사'
한국은행 ‘AI와 노동시장 변화’ 보고서 "기자·성직자·교수·가수는 대체 어려워"
의사, 회계사, 변호사 등 고소득 전문직은 미래 인공지능(AI) 기술의 발달로 대체될 위험이 높은 직업군으로 꼽혔다. 최근 심각해지고 있는 '의대', '로스쿨' 쏠림 현상도 사그러들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은 16일 ‘인공지능과 노동시장 변화’ 보고서에서 산업별·직업별 인공지능 노출 지수를 발표했다. 노출 지수는 인공지능 관련 특허정보와 직업별 업무특성 분석을 통해 인공지능 기술로 수행할 수 있는 업무가 해당 직업에 얼마나 집중돼 있는지를 나타낸 것이다.
단순 노동직과 더불어 고학력이 요구되는 고소득 전문직도 노출 지수가 높게 조사됐다. 이는 미래 인공지능에 의해 업무 대체 위험이 크다는 뜻이다. AI 노출 지수가 높아 AI 대체 가능성이 큰 직업으로는 화학공학 기술자, 발전장치 조작원, 철도 및 전동차 기관사, 상하수도 처리 장치 조작원, 재활용 처리 장치 조작원, 금속 재료공학 기술자 등이 꼽혔다.
이 지수가 낮은 직업으로는 음식 관련 단순 종사자, 대학교수 및 강사, 상품 대여 종사자, 종교 관련 종사자, 식음료 서비스 종사자, 운송 서비스 종사자 등이 제시됐다. 세부적으로 보면 일반 의사와 한의사의 AI 노출 지수가 상위 1% 이내에 들었다. 전문 의사(7%), 회계사(19%), 자산운용가(19%), 변호사(21%) 등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에 기자, 언론 관련 전문가는 상위 86%로 AI 노출 지수가 낮았다. 성직자(98%), 대학교수(99%), 가수나 경호원(하위 1% 이내) 등은 최하위권에 속했다. AI 노출 지수 상위 20%에 달해 대체 가능성이 큰 일자리는 전체 일자리의 12%에 해당하는 약 341만개로 추산됐다. 상위 25%로 확대하면 약 398만개로 늘어난다.
성별에 따라서는 남성이 여성보다 AI로 대체될 가능성이 크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대면 서비스업에 상대적으로 많은 여성이 종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은 AI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임금 불평등을 비롯해 소비자 보호 악화, 이윤 독점 강화, 민주주의 기능 약화 등의 사회적 문제가 초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은 관계자는 "AI 기술이 업무와 생활의 편리성을 가져다 주지만, 부정적인 사회적 결과도 초래할 수 있다"면서 "다양한 경제 주체들이 AI 발전으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적절한 규제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