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 사용량 늘수록 웃는 '이 기업'…'액침냉각' 기술 앞세워 735억 모금
인공지능(AI) 시대의 주역인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기업들은 이른바 '열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천문학적 분량의 AI 데이터를 연산할 때 내뿜는 열은 상상을 초월한다. 이 때문에 데이터센터 사용 전력의 40% 가량이 열을 식히는 데 활용되고 있다.
운영비가 점점 늘어나자 기업들은 차가운 공기를 순환시키는 전형적인 공랭식(空冷式) 냉각 시스템만으로는 데이터센터의 열을 감당할 수 없겠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전력 효율이 높은 수랭식(水冷式)이나 '액침냉각' 방식을 고려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액침냉각은 전기가 통하지 않는 특수 윤활유에 설비를 담가 열을 식히는 방식이다. 그러면서 선도적으로 액침냉각 기술을 개발해 온 스페인 기업 서브머(Submer)가 주목받고 있다. 전 세계 액침냉각 1위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서브머는 자체 액침냉각 기술을 앞세워 최근 약 5550만 달러(약 735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서브머는 어떻게 액침냉각이라는 새로운 기술을 고안하게 됐을까. 서브머는 다니엘 포프(Daniel Pope) 최고기술책임자(CTO)와 폴 발스(Pol Valls) 최고재무책임자(CFO)가 공동 설립한 기업이다.
포프와 발스는 데이터센터를 운영해본 경험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 냉각에 대한 더 나은 접근 방식을 구축해야 한다고 마음먹었다. 발스는 기술의 속도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 많은 처리 능력을 요구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포프도 데이터센터의 한계를 인지하고 있었다.
그들은 은퇴한 산업 엔지니어와 재료 과학자로 구성된 네트워크의 도움을 받아 냉각수와 서버 랙을 설치하고, 스마트 컨테이너를 포함한 제품을 개발했다. 혁신적인 제품을 개발했음에도 시장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다 생성형 AI 열풍이 불기 시작하면서 비로소 빛을 보게 됐다.
그간 기술력을 인정받았고, 인텔, 델, 슈퍼마이크로 등 굵직한 기업과 손을 잡았다. 델과 슈퍼마이크로는 xAI, 엔비디아의 데이터센터 AI 서버를 담당하는 글로벌 AI 서버 기업이다. 이번 투자를 토대로 서브머는 미국을 비롯, 아시아 태평양 국가에서의 입지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폴 발스 최고재무책임자는 "서브머는 액침냉각 시장을 선도하고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의 증가하는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라며 "고객과 함께 더 빠르게 확장할 수 있고, 업계에서 성장과 의미 있는 영향을 모두 추진하는 데 집중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