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서 쳐다만 봤는데 '이름·주소'까지 줄줄…美 하버드생, 스마트 안경 악용 위험 경고

2024-10-05     유형동 수석기자
(사진=AnhPhu Nguyen X)

미국 하버드대 소속 학생들이 카메라가 달린 스마트 안경의 악용 위험성에 대해 경고했다. 학생들은 카메라로 사람을 비추는 것만으로 개인 정보를 알아낼 수 있는 실험을 공개했다. 

미국 하버드대 학생인 안푸 응우옌과 케인 아르다이피오는 1일(현지시간) SNS 채널을 통해 길거리에서 만난 사람들의 개인 정보를 알아내는 기술인 '아이 엑스레이(I-Xray)'를 시연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이들의 실험에는 스마트 안경 '레이밴 메타'의 라이브 스트리밍 기능이 활용됐다. 아이 엑스레이 기술은 공개적으로 사용 가능한 인공지능(AI) 기반 얼굴 인식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사람들의 얼굴을 감지하고, 얼굴 검색 엔진으로 웹 상에서 더 많은 이미지를 검색하는 방식이다. 

얼굴 검색 결과 수집된 인터넷 주소(URL)는 챗GPT와 유사한 거대언어모델(LLM)으로 보내진다. 이후 LLM은 수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름, 주소, 전화번호, 직업 등 개인 정보를 수집한다. 이러한 정보는 곧바로 아이 엑스레이 모바일 앱으로 전송된다. 

(사진=AnhPhu Nguyen X)

이 모든 과정은 불과 몇 초만에 끝난다. 하버드생 응우옌은 "개인 정보 오용 목적이 아니다. 기술을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며 "중대한 개인 정보 보호 문제를 강조하기 위해서 프로그램을 만들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응우옌은 "안타깝게도 대부분 미국인은 해킹으로 인해 사회보장번호(SSN)가 유출된 것으로 보인다"며 "LLM과 이를 활용한 자동화된 검색 사이의 시너지 효과를 통해 기존 방식만으로는 불가능했던 자동적인 데이터 추출이 가능해졌다"고 밝혔다.

한편 메타의 레이밴 스마트 안경에는 얼굴 인식 기술은 탑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하버드생들의 실험과 같이 별도의 얼굴 인식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면 스마트 안경으로 개인 정보를 알아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