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 뚫린 러시아 제재…"러시아, 美 엔비디아 칩 인도서 우회 수입"
2024-10-28 유진 기자
러시아가 인도의 한 업체를 통해 미국, 유럽연합 등의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 제품 수출 제한을 우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가 무역 데이터 업체인 '임포트지니어스(ImportGenius)'와 'NBD'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인도 제약업체 '슈레야 생명 과학(Shreya Life Sciences)'은 지난 4~8월 1000대 이상의 델 테크놀로지스의 최첨단 서버를 러시아에 수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버는 '델 파워에지 XE9680(PowerEdge XE9680)'으로 알려졌다. 이 중 998대는 엔비디아의 최신 AI 칩 H100이 장착돼 있다고 전해졌다. 이 서버와 내부에 탑재된 칩들은 미국과 유럽연합(EU)이 러시아의 군산복합체를 겨냥해 지정한 수출 제한 품목 명단에 포함돼 있는 것들이다.
인도는 서방의 제재에 참여하지 않아 합법적인 수출이 가능했던 셈이다. 이 서버들은 3억 달러(약 4155억원) 상당 규모로 전해졌다. 서버는 러시아 무역 회사 '메인 체인'과 'I.S LLC'가 수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칩을 수입한 러시아 업체 '메인 체인'은 다른 인도 업체를 통해서도 기술 제품을 수입했다. 이번 사례로 서방 정부의 대러 제재가 구멍이 생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인도는 러시아산 석유와 무기를 수입하는 등 러시아와의 경제 협력을 견고히 하고 있다. 서방 각국은 러시아가 인도에서 민감한 기술 품목을 우회 수입하고 있는 문제에 대해 인도에 문제를 제기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