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선 AI 도입 활발한데…국내 중소기업은? "10곳 중 9곳, AI 활용 안 해"
해외 기업들 사이에서 인공지능(AI) 도입 열풍이 불고 있다. 고객 서비스, 재무, 사무 등 업무 전반에 AI 기술을 접목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국내 상황은 어떨까. 국내 중소기업 10곳 중 9곳은 AI를 활용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중기중앙회)는 4일 '중소기업 인공지능 활용의향 실태조사'를 통해 AI를 적용 중인 국내 중소기업은 5.3%에 그쳤고, 적용하지 않은 기업은 94.7%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국내 중소기업들의 AI 활용률 타 국가보다 현저히 낮아
지난 9월25일부터 지난달 23일까지 300개의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업종별로는 서비스업에서 AI 기술을 적용하고 있는 기업이 13.0%로 제조업(1.5%) 대비 높게 나타났다. 중소기업이 AI를 적용하지 않은 주된 이유는 '낮은 필요성'과 '활용방법에 대한 인지부족'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설문에 응답한 중소기업 80.7%가 '우리 사업에 AI가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14.9%는 회사 경영에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 잘 모른다고 답했고, 나머지 4.4%는 AI 도입 및 유지 비용이 부담된다고 답변했다. 특히 AI 적용을 희망하는 기업은 16.3%, 희망하지 않는 기업은 83.7%로 나타났다.
AI 활용 장애요인으로는 '기업이 필요한 맞춤형 응용서비스 부족'(64.0%)이 꼽혔다. 이어서 '투자가능 비용부족'(54.0%), '활용가능한 데이터 및 기반정보의 한계'(43.0%) 순이다.
조사에 참여한 한 중소기업의 부대표는 "일반 중소기업들은 AI에 대한 이해도가 낮고 실제로 효과를 느끼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산업별로 관련된 AI 활용 강의를 많이 제공해야 한다"고 답했다.
해외선 AI 도입 속도 빠르다
국내 중소기업들 사이에서 '우리 사업에 AI가 꼭 필요할까'라는 반응이 확산되고 있는 셈이다. 국내와 달리 해외에선 기업들의 AI 도입이 속도를 내고 있다. 폴란드 기업 10곳 중 3곳은 업무에 이미 AI 기술을 도입해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트랜드 파트너스가 아마존웹서비스(AWS)의 의뢰를 받아 수행한 보고서에 따르면 인공지능 기술이 폴란드 전역에서 빠르게 관심을 받으면서 기업들의 디지털 혁신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AI를 사용하는 폴란드 기업의 비율은 지난해 한 해 동안 36%나 증가했다. 이는 EU 국가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다. 폴란드의 가속화된 AI 도입에 따른 경제적 영향이 상당하다는 게 스트랜드 파트너스의 분석이다.
"AI 적극 활용하는 해외 기업 대표들"
기업을 운영하는 결정권자들의 인식도 차이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인공지능 분석 소프트웨어 기업인 에스에이에스(SAS)와 콜먼파크스 리서치가 전 세계 산업계의 의사결정권자 16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중국 응답자의 83%가 챗GPT 등 생성형 AI를 사용한다고 답했다.
기업의 CEO가 AI를 직접 사용해보며, 사업 전반에 AI를 도입할 수 있도록 장려하고 있다는 뜻이다. 설문에 참여한 17개국 가운데 중국의 응답자가 가장 높은 활용률을 보였다. 미국은 응답자의 65%가 생성형 AI를 도입했다고 응답했다. 전체 평균은 54%였다. 이번 조사에는 은행, 보험, 의료, 통신, 제조, 소매, 에너지 등 산업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기업들의 생성형 AI 도입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가격 경쟁으로 기업의 대규모 언어 모델 서비스 비용이 더욱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양찬회 중기중앙회 혁신성장본부장은 "시대의 중요한 의제인 AI기술마저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 양극화가 진행되고 있다"며 "중소기업의 'AI 리터러시'를 높이는 작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해야 할 시점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