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우쿨렐레 '大家'를 기타리스트로 둔갑시킨 AI…가짜 사진, 검색 엔진 침투 본격화

구글 검색하면 AI 이미지가 상위 결과로 노출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실제와 구분 어려워 AI 이미지 매우 사실적이나 여전히 결함 존재

2023-11-28     윤영주 기자
우쿨렐레 대신 기타를 연주하고 있는 이즈라엘 카마카위올레. (사진=레딧)

하와이 원주민 출신 음악가인 고(故) '이즈라엘 카마카위올레(Israel Kamakawiwoʻole, 이즈)'. 하와이의 전설적인 국민 가수이자 독립운동가였던 그는 340kg이 넘는 거구로 우쿨렐레(작은 기타처럼 생긴 4줄로 된 발현악기) 연주에 맞춰 감미롭게 노래해 우쿨렐레 대중화에 기여한 인물이기도 하다. 그런데 구글에서 그의 이름을 검색하면 인공지능(AI)이 만든 이미지가 최상단 결과로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다.

27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이즈'의 사례를 들어 구글 검색(Google search)이 여전히 AI로 만든 사진과 진짜 사진을 구분하지 못한다고 보도했다. 최근 화두로 떠오른 생성형 AI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AI로 만들어진 이미지와 실제 이미지를 구별하는 일이 날로 어려워지고 있다.

미국 펜실베니아대학 와튼 스쿨의 에단 몰릭(Ethan Mollick) 교수는 이즈에 대한 검색 결과 변화를 발견하고 지난 일요일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스크린샷을 공유했다. 몰릭 교수는 "이제 더 이상 온라인에서 보는 그 어떤 것도 믿지 말라"며 "여러분은 그 차이를 구분할 수 없다"는 글을 남겼다.

이즈의 AI 이미지는 미국 유명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인 레딧(Reddit)의 AI 이미지 생성 도구 미드저니(Midjourney) 전용 커뮤니티에 지난 7월 처음 게시됐다. 당시에는 해당 이미지가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게시물은 겨우 댓글 9개와 업보트(upvote, 좋아요) 90개를 받았을 뿐이었다.

구글 엔진 내 검색 결과. '이즈라엘 카마카위올레'가 기타를 잡고 있는 모습. (사진=구글)

물론 이처럼 AI로 생성된 이미지들이 매우 사실적이긴 하나 완벽하지는 않았다. AI 이미지 속에서 그는 우쿨렐레가 아닌 기타를 연주하고 있었기 때문. 노아 지안사이라쿠사(Noah Giansiracusa) 벤틀리대학 교수는 X를 통해 AI 이미지에서 우쿨렐레 연주자로 유명한 이즈가 기타를 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번 사례는 AI로 탄생한 작품들이 검색 엔진에 침투해 확산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한편 구글이 검색 엔진에서 AI로 생성된 이미지를 상위 결과로 내놓은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9월 404미디어(404 Media)라는 매체 보도에 따르면 AI가 만든 중국 천안문 광장 '탱크맨'의 이미지가 구글 검색 결과 맨 위에 올라오기도 했다. 이 이미지 역시 미드저니 레딧 커뮤니티에서 나온 것이었다. AI 이미지에는 탱크 앞에서 셀카를 찍고 있는 탱크맨의 모습이 담겼다. 해당 이미지는 검색 결과에서 곧 삭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