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무비톡] '콘텐츠 메카' 전남의 자존심 같은 AI 애니메이션 '금마왕자와 월출산 낭자'

전남도·전남정보문화산업진흥원·영암군 지원 작품

2024-12-09     유형동 대표·발행인
금마왕자와 월출산 낭자. (사진=영암군)

인공지능(AI) 애니메이션 '금마왕자와 월출산 낭자'는 전남 영암군 구전 설화인 '금마왕자'를 모티브로 제작된 작품이다. 월출산의 배경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월출산은 작은 설악으로 불릴 정도의 '명산'이다. 한국의 3대 바위산으로 꼽히는 산이기도 하다. 

금마왕자는 몰라도, 모두가 한 번쯤 들어본 '월출산' 낭자라는 제목이 사람들을 끌어 당긴다. 이 애니메이션은 영암군의 대표 캐릭터인 남생이, 무니, 산이의 대화로 시작한다. 캐릭터들은 변사(辯士)처럼 이야기의 감흥을 돋우고, 내용을 설명해준다. 

줄거리는 이렇다. 9000년 전 금마왕자는 처음으로 하늘에서 월출산으로 내려온다. 황금빛 갈기를 휘날리는 금마(금색 말)을 타고 내려왔다고 해 금마왕자라고 불린다. 콧대는 지리산의 천왕봉만큼 높고, 눈동자는 남해바다처럼 깊었다고 전해진다. 

영암에 내려온 금마왕자는 산을 지키던 아름답고 고귀한 신령을 만나게 된다. 월출산 신령과 사랑에 빠진 금마왕자는 하늘로 함께 올라가자는 제안을 하게 되지만, 신령은 산을 지켜야 한다며 거절한다. 숲에 불을 지르고, 땅을 파헤치는 인간들로부터 월출산을 지켜야 하는 게 신령의 숙명이기 때문이다.

그러자 금마왕자는 월출산을 통째로 하늘로 옮기려고 했지만, 이를 용왕이 알아채고 하늘로 이어질 밧줄을 끊어버린다. 홀로 승천한 금마왕자는 낭자의 이름을 목놓아 부른다. 금마왕자와 월출산 낭자는 이후로 몇 번이나 더 만났고, 그때마다 금마왕자는 월출산을 하늘로 들어올리려 했다고 한다. 

AI 애니메이션 '금마왕자와 월출산 낭자'는 지역 구전 설화를 모티브로 만든 작품이지만, 화려한 볼거리 때문인지 그저 단순한 옛 이야기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제작진이 완성도 높은 재해석 작업을 수행했다고 평가된다. 독창적인 지역 대표 애니메이션으로 평가받을 것이다. 

영암 월출산 구정봉. (사진=영암군청)
AI로 그려낸 영암 월출산 구정봉. (사진=영암군청)

16분 37초라는 짧은 러닝타임에도 영암군의 절경들을 입체적으로 그려낸 점도 주목된다. AI의 한계로 꼽히는 '일관성' 문제도 해소한 듯 보인다. 영암 월출산 구정봉, 영암 월출산 칠치폭포, 월출산 바램재, 구름다리 등을 배경으로 금마왕자와 월출산 낭자의 사랑 이야기를 입체적으로 그려냈다. 

만화적 요소와 캐릭터의 감정선을 섬세하게 표현한 점도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사실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애니메이션은 그리 많지 않다. 그러나 애니메이션을 보며 위로 받고, 힘을 얻고 싶은 사람들은 여전히 많다. 애니메이션의 중요한 존재 이유다. 

(사진=영암군청)

울림 있는 애니메이션을 대중들은 바라지만, 제작비 문제로 다양한 작품을 접하기 어렵다. 맥이 끊겨가는 지역 구전 설화를 주제로 한 AI 콘텐츠 개발을 지원한 전남도와 전남정보문화산업진흥원, 영암군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AI를 활용한 시도도 참신했고, 지역 설화를 주제로 한다는 점도 의미가 깊다. 그렇게 완성된 '금마왕자와 월출산 낭자'는 월출산의 아름다움을 알리고, 설화를 더욱 아름답게 풀어낸 작품이다. AI 기술 완성도도 높았다. '콘텐츠 메카' 전남의 자존심과 같은 작품으로 평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