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리뷰] 갤럭시 쓰던 기자가 '아이폰15'로 환승한 사연…"힌트는 '에이닷'"

트렌디 중시하는 MZ세대 중심 아이폰 환승 추세 "통화녹음, 이제는 아이폰도 됩니다" SKT의 '에이닷' AI 기능으로 통화녹음뿐만 아니라 요약까지 가능 라이트닝 포트 → 'USB-C타입' 단자 도입도 영향

2023-12-04     나호정 기자
기자가 최근 구매한 아이폰15 프로의 모습. (사진=AI포스트 나호정 기자)

지난 11월, 취재 현장에 나갔던 본 기자는 당황스러운 일을 겪었다. 배터리 잔량이 20%나 남았음에도 돌연 휴대폰 전원이 꺼져버리는 것이 아닌가. 녹음, 메시지, 촬영 등 어떠한 기능도 활용할 수 없게 됐다. "하필 취재 중에 이런 일이 벌어지나'라며 연신 전원 버튼을 눌렀지만, 기자의 스마트폰은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 

이날 휴대폰을 바꾸기로 결심했다. 기자는 삼성전자가 내놓은 '갤럭시 S10' 모델을 4년여 동안 사용해왔다. 특별한 약점이 없는 스마트폰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업무에 특화되어 있어 매우 유용하게 썼다. 하지만 문제가 발생했던 그날은 휴대폰이 원망스러웠다. 오래 사용한 만큼 정이 들어서 그런지 실망감은 더욱 컸다. 유사한 일은 겪은 분들도 같은 마음일 것이다. 

많은 기자들이 삼성폰 쓰는 가장 큰 이유? '통화녹음'

갤럭시를 사용하면서 가장 만족스러웠던 부분은 아이폰과 달리 통화녹음이 된다는 것이다. 많은 기자들이 아이폰을 사용하고 싶어도 쓸 수 없는 이유다. 취재원과의 통화를 녹음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아이폰을 구매해볼까도 몇 차례 생각해 봤지만 도저히 업무적으로 활용이 불가능할 것 같다는 판단이 들었다. 따라서 기자로서 일을 하는 동안에는 선택권이 없다는 생각을 해왔다. 

기자가 4년 동안 사용해온 갤럭시S10의 모습. (사진=AI포스트 나호정 기자)

통화녹음은 원활한 취재와 법적 분쟁에 휘말리지 않도록 하는 방어수단이기도 하다. 특히 기자와 같이 기록을 수시로 남겨야 하는 직업은 이 기능이 필수다. 이 외에도 각종 편리함을 주는 요소들이 있다. 바로 '삼성페이'. 지갑을 들고 다닐 필요가 없어졌기에 개인적으로 외출할 때마다 주머니가 가벼웠다. 'USB-C타입' 단자 또한 편리한 요소 중 하나다. 휴대용 USB에 간편하게 파일을 옮겨둘 수 있어 작업하기 편했다. 

새로운 휴대폰을 알아보던 중 아이폰이 다시 개인적인 구매 리스트에 올라오게 됐다. 지인 A씨가 구매한 아이폰15를 엿보고 나서 부터다. A씨는 30대 공무원으로 갤럭시 시리즈만 고집해왔다. 민원 응대 중 간혹 불상사가 발생할 수 있어 이에 대비하기 위해 근거를 남기다보니 갤럭시를 선호하던 것이었다. 불과 한달 전까지만 해도 "공무원들 상당수는 나처럼 걱정이 많아서 갤럭시 사용할걸?", "다음 휴대폰도 갤럭시 사용할 것 같은데"라는 이야기를 했다. 그런 그가 최근 아이폰15를 구매한 뒤 기자에게 한 마디를 건넸다.  

"호정씨, 이제 아이폰도 녹음 돼(웃음)"

에이닷, 통화녹음·AI 요약 탑재…"쓰지 않을 이유가 없네"

모든 아이폰들이 공식적으로 녹음 기능을 지원하는 것은 아니다. 현재로서는 'SKT'에 가입한 이용자만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이를 가능케 했던 것은 SKT가 개발한 '에이닷(A닷)' 덕분이다. 해당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면 아이폰 유저들 역시 녹음이 가능하다. 에이닷은 인공지능 기반의 개인비서 역할을 해주는 것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갤럭시 등 안드로이드 기반의 휴대폰들 역시 사용이 가능하다.

아이폰에서 실행한 SKT의 '에이닷' 화면. (사진=AI포스트 나호정 기자)

무엇보다 통화를 끝내면 에이닷에서 알림이 온다. AI가 요약한 통화내용까지 보여준다. 통화하던 사람과 나눴던 약속도 요약해준다. 쉽게 말해 "~일 ~시에 ~식당에서 보자"라는 이야기를 나누면 이에 대한 일정도 안내해준다. 챗봇 서비스도 지원한다. 텍스트로만 대답하는 것이 아니라 음성으로도 답변을 해준다.

음악 재생, 사진 편집 등 다양한 기능이 준비돼 있다. 음성도 매우 자연스럽다는 평이 많다. 인위적인 느낌을 주던 기존 스피커의 단점이 보완된 것으로 보인다. 통화녹음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아이폰이라면, 이제 기자를 비롯 전문직에 종사하는 이들이 사용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이에 기자도 애플의 아이폰을 사용해보고 싶었다.

에이닷이 아이폰 구매를 부추긴 셈이다. 그러면서 갤럭시 모델을 사용하면서 느꼈던 ▲GPT 작동, 영상통화 시 심한 발열 ▲불편한 배터리 ▲성능 저하 등의 고질적인 고민들을 날려 버릴 수 있게 됐다. 

'아이폰15' 만족도는? "삼성페이·지문인식 등 부재는 다소 실망"

기자는 '아이폰15' 구매 전 기대감이 컸다. 꽤 오래전에 출시된 갤럭시S10과 비교해보면 성능이 꽤 많이 차이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사용한지 하루 만에 불편함을 체감할 수 있었다. ▲삼성페이 이용 불가 ▲실행중인 앱 한꺼번에 종료하기 불가 ▲엉성한 다크모드 ▲지문인식 미지원 등을 꼽을 수 있다.

애플페이 서비스가 등장한 만큼 큰 불편함은 없을 것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했다. 삼성페이가 없더라도 말이다. 그런데 현대카드를 제외하고 타사의 신용카드는 아직까지 등록할 수 없다라는 것을 구매 후에야 알게 됐다. 현대카드를 이용하지 않는다면 애플페이 역시 사용할 수 없다는 뜻이다. 게다가 애플페이는 삼성페이와 같이 많은 곳에서 활용하기 어렵다. 

불편한 것이 또 있다. 실행 중인 앱을 한 번에 종료할 수 없다는 것 역시 갤럭시를 사용해 온 이요자로서 상당히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갤럭시의 경우 '모두 닫기' 기능을 통해 애플리케이션 등을 쉽게 관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아이폰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애플리케이션을 별도로 하나씩 종료시켜야 한다.

갤럭시S10(좌)가 '삼성 인터넷'으로, 아이폰15프로(우)가 '사파리'로 해외 웹사이트 중 한 곳인 야후재팬에 들어간 모습. 아이폰15프로는 일부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다크모드가 해제된다. (사진=AI포스트 나호정 기자)

'엉성한 다크모드' 역시 실망스러운 요소 중 하나다. 초기 설정 때 다크모드를 선택했다. 그러나 정작 인터넷 사용 앱인 '사파리'를 사용해보면 100% 다크모드로 보이지 않는다. 가령 네이버 검색포털에서 다른 홈페이지로 이동할 경우 다크모드가 '화이트모드'로 바뀌기도 한다. 다크모드에 적응된 눈을 갑자기 눈부시게 만든다. 갤럭시의 인터넷앱인 '삼성 인터넷'의 경우 설정에서 별도로 '어두운 웹페이지'를 지원해 그 어떤 홈페이지를 들어가더라도 다크모드가 적용된다. "설마, 이게 안돼?"라고 생각하며 사파리 설정에서 기능을 찾아봤지만 헛수고였다.

갤럭시 지문인식 보다 활용도 떨어지는 페이스아이디

4년 전 출시한 갤럭시S10에도 탑재된 지문인식 기능이 가장 최근에 출시된 아이폰15에서는 사용할 수 없었다는 것도 사용 후에 알게 됐다. 안면 인식을 사용하는 일명 '페이스 아이디'가 있다지만 이 기능은 주로 잠금화면 해제를 위해 사용된다. 금융·메신저 등 애플리케이션에서활용될 수 있지만, 이마저도 갤럭시 보다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평가다. 

블루투스 스피커 연결도 원활하지 않다는 후기도 많다. 아이폰을 사용한다는 한 이용자는 "그동안 NFC 센서가 별도로 존재해 스피커에 휴대폰을 잠깐 접촉하면 곧바로 연결이 됐는데 아이폰은 NFC센서가 없는 것도 아니고 블루투스 기능이 없는 것도 아닌데 연결이 잘 되지 않는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아이폰의 단점 보완해주는 통신사 AI서비스 "신의 한 수였다"

기자의 견해를 조심스럽게 이야기하자면 아이폰에 비하면 갤럭시는 너무나도 친절했다. 각종 기능에서의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아이폰15는 SKT '에이닷' 탑재가 가장 큰 무기라고 평가하고 싶다. 이런 가운데 현재 SKT만 에이닷을 제공하고 있지만 향후 KT와 LG U+ 등 다른 통신사에서도 에이닷과 비슷한 인공지능 서비스 기능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