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보다 빠르다' 세계 최초 AI 로봇 심판 도입하는 KBO…심판·선수·팬들 간 해묵은 '오심 갈등' 해소되나

한국프로야구 리그 2024시즌 확 달라진다 볼·스트라이크 자동 판정하는 AI 로봇 도입 프로야구 10개 구단 선수 데이터 학습 완료 선수별 데이터 기반 스트라이크존 설정돼

2023-12-04     유형동 수석기자
AI가 그려낸 '로봇 심판'. 실제 ABS 시스템과는 무관하다. (사진=미드저니)

과거 '오심도 경기의 일부'라는 명제가 통용됐었다. 최근 각종 스포츠에 비디오판독(VAR)이 도입되면서 '오심 논란'도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유독 프로야구에서는 논란이 지속돼 왔다. 이 가운데 내년부터 한국 프로야구 1군 경기에 인공지능(AI) 로봇 심판이 도입된다. 오심을 놓고 지속된 심판과 선수, 팬들 간의 해묵은 갈등이 해소될 전망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내년부터 이른바 로봇 심판으로 불리는 ‘ABS(automatic ball-strike system:자동 볼-스트라이크 판정 시스템)’을 도입키로 했다. 1군 무대에 곧바로 적용한다는 것이다. 미국과 일본보다 빠르게 도입하는 셈이다. 그렇다고 실제 로봇이 포수 뒤에 위치하는 것은 아니다. 경기장에 설치된 카메라와 센서로 정밀한 판단을 내리는 방식이다. 

'190cm' 류현진과 '165cm' 김선빈 만나면 스트라이크존은?

장신의 투수가 공을 던지고 비교적 작은 키의 타자가 타석에 들어선다면 제대로 된 판정이 가능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ABS 시스템으로 정확한 판정이 가능하다. 해당 시스템은 지난 4년 간 퓨처스리그(2군)에서 성능을 검증했다고 한다. 허구연 KBO 총재는 2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ABS와 관련된 이야기를 꺼냈다. 

AI가 그려낸 '로봇 심판'. 실제 ABS 시스템과는 무관하다. (사진=미드저니)

'2m 되는 선수와 160cm 선수가 나왔을 때 스트라이크존을 변동할 수 있느냐'라는 남희석 진행자의 질문에 허구연 총재는 "그것이 ABS의 장점이다"라고 밝혔다. 허 총재는 10개 구단 선수들의 데이터가 모두 학습되어 있기 때문에 선수 신장에 따른 조건이 판정 전에 설정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개인 맞춤형 데이터 활용이 가능하다는 것이 국내 시스템의 가장 큰 특징이라는 것이다. 

해외서도 관심받는 KBO 로봇 심판 

이로써 심판, 선수, 팬들 간의 해묵은 갈등이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와 관련 허 총재는 최근 한 행사에서 "선수, 구단, 심판, 팬 모두가 많은 불만이 쌓였다"면서 "압박감에 심판직을 소화하지 못하겠다고 토로하는 얘기하는 심판이 나올 정도"라고 말했다. 로봇 심판 도입을 서두를 수밖에 없었던 이유로 해석된다. 

국내 1군 경기 도입이 확정되자 해외에서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허 총재는 "우리는 4년 동안 테스트했고 미국은 5년을 했다. 이걸 세계 최초로 하기 때문에 일본, 미국에서도 놀라는 반응이다"라며 "국제대회에서도 AI로 판정한다면 보다 정확해질 것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