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2024 파리 올림픽 메달색 가른다

코칭 프로그램에 AI 도입…"개선점·강점 분석" 과학화된 데이터 기반으로 성적 향상 노린다 올림픽 2관왕 마라토너의 디지털 심장 제작돼 최고 영양사들의 데이터 분석…식단 설계도 AI

2023-12-11     조형주 기자
2024 파리 올림픽에서 AI가 화두가 될 전망이다. (사진=미드저니)

'2024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인공지능(AI) 기술이 '훈련 과학화'의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대회 시뮬레이션부터 코스 및 장비 분석, 식단 조절까지 인공지능에 도움을 받고 있다. 결국 인공지능 기술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준비했느냐에 따라 메달색이 달라질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9일(현지시간) CNBC 보도에 따르면 올림픽 유망주들이 다음 올림픽 대회를 준비하며 다양한 AI 도구와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먼저 미국올림픽·패럴림픽위원회(USOPC)는 선수 훈련에 일찌감치 AI를 도입했다. 경기장에서 실시간으로 신체와 공의 위치, 속도, 타이밍 등을 연구하고 효율적인 움직임을 실현하기 위함이다. 

대기업과 협업으로 AI 분석 기능 도입한 美 올림픽위원회

USOPC와 산하 종목단체(NGB)는 최첨단 기술 개발, 데이터 분석 등 분야에 전문가를 두고 있다. 더불어 빅테크 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해 노하우를 스포츠에 접목하고 있다. 예컨대 미국 서핑팀은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하고 있는데, 파도를 가장 잘 타는 방법을 첨단 기술로 분석 중이다. 서퍼들의 비디오를 AI가 분석하는 방식이다. 신체 움직임, 서핑보드 및 파도에 대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잘한 점과 개선점을 찾아내는 것. 

(사진=미드저니)

USOPC의 성능 혁신사업 운영 책임자 마이크 레빈(Mike Levine)은 "AI의 분석 작업을 통해 코치들과 직원들이 수행해야 하는 비디오 시청 및 분석 시간을 획기적으로 절약할 수 있고, 더 많은 양질의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다"라며 "덕분에 데이터를 분석하고 실제 교육 및 성과로 구현할 수 있는 더 많은 시간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라고 말했다.

훈련·코칭의 혁명 일으키는 인텔 '3D 선수 트래킹(3DAT)'

인텔이 개발한 3DAT(3D Athlete Tracking) 기술은 인텔 내 올림픽 기술 그룹에 의해 몇 년 전 개발됐다. 현재 수많은 스포츠 종목에서 활용되고 있다. 인공지능 모델링과 카메라를 사용한 3DAT은 육안으로 감지할 수 없는 운동 선수의 동작에 대한 정보를 추출하는 것이 특징이다. 

세계적 트레이닝센터로 불리는 엑소스(EXOS)가 3DAT을 도입하면서 업계에서 화제가 된 바 있다. 인텔의 스포츠 기술 책임자로 3DAT 기술 개발에 참여한 조나단 리(Jonathan Lee) 'ai.io' 최고제품책임자(CPO)는 "엑소스는 미식축구 선수들을 훈련시키고 있는데, 3DAT을 활용해 40야드 달리기를 분석하고 선수들이 더 빨리 달릴 수 있도록 돕는다"라고 말했다. 코스에 따라 주자가 라인에서 어떻게 벗어나는지, 가속도와 속도 등 데이터를 카메라로 찍는 방식이다. 

(사진=미드저니)

해당 데이터로 각 선수의 개인화된 골격 모델이 구성되고, 다음 스프린트를 하기 전에 트레이너에게 전달된다. 과학화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지도하고 성적 향상을 도모한다는 것이 골자다. 

"40세 마라토너의 새로운 도전"…올림픽 2관왕 심장 모방한 '디지털 심장' 

디지털트윈이라는 용어가 최근 자주 등장하는데, 이는 현실에 존재하는 객체(사물, 공간, 환경, 공정, 절차 등)를 컴퓨터상에 디지털 데이터 모델로 표현하여 똑같이 복제하고 실시간으로 서로 반응할 수 있도록 한 것을 의미한다. 최근 엘리트 운동선수들 사이에서도 이 기술이 활용되고 있다. 

인도 소재 IT 기업 타타 컨설턴시 서비스(Tata Consultancy Services, TCS)는 최근 프랑스 다쏘시스템(Dassault System)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올림픽 2관왕이자 '2018 보스턴 마라톤' 우승자인 데스 린덴(Des Linden)의 심장을 모방한 디지털트윈 심장을 제작한다는 것. 

CT 스캔, MRI 등의 인공지능 분석 데이터를 활용해 만들어진 린덴의 디지털 심장은 그녀의 심박수, 혈류량, 산소 수준을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고 한다. 린덴은 "훈련을 계획하고 장단점을 미리 파악할 수 있는 것은 제가 더 똑똑하게 일할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밝혔다. 40대에 접어든 마라토너 린덴은 디지털 심장의 도움을 받아 미국 국가대표로 올림픽을 출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데스 린덴의 회고록. (사진=Des Linden 트위터)

식단 설계·다이어트 계획도 AI가

AI는 올림픽을 준비하는 운동선수들의 식단과 영양 계획에도 관여하고 있다. USOPC의 선임 영양사 엘리시아 글라스(Alicia Glass)는 인공지능 기반 앱으로 300여 명에 달하는 선수들의 식사 계획을 설계한다고 한다. 해당 앱의 경우 프로 스포츠팀과 단체 내 37명의 영양사들로부터 수집한 데이터를 학습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포츠 분야 최고 영양사들의 네트워크와 노하우가 접목된 셈이다.

같은 경기를 하는 운동선수들이라도 해도 완전히 차별화되고 개인화된 식사 계획이 필요하다고 영양사는 말했다. 마라토너 린덴은 엘리트 운동선수들의 삶에서 기술의 역할이 증가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는 이야기를 남겼다. 실제 여러 국가에서 AI를 활용한 훈련 사례가 알려지면서, AI가 성적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