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AI는 알고 있다"…AI로 독심술(讀心術) 실현해냈다
EEG 활용…비침습적 휴대용 시스템 개발 AI 모델 'DeWave', 뇌파 신호를 텍스트로 뇌졸중·마비 환자 의사소통 도울 수 있어
인공지능(AI)으로 생각과 마음을 읽는 독심술(讀心術)이 가능할까. 11일(현지시간) 기술 전문매체 테크엑스플로어(TechXplore)는 시드니공과대학교(UTS) 연구진이 사람의 생각을 해독해 텍스트로 바꿀 수 있는 비침습적인 휴대용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전했다. 해당 연구는 세계 최대 규모의 연례 AI 학술대회인 'NeurIPS(신경정보처리시스템학회)' 컨퍼런스에서 스포트라이트 논문으로 선정됐다.
그래핀X-UTS 인간 중심 인공지능센터(GrapheneX-UTS Human-centric Artificial Intelligence Centre) 연구팀은 29명을 대상으로 이번 연구를 진행했다. 기존 1~2명을 대상으로 실험했던 디코딩 기술보다 적응성을 높였다는 것. 참가자들은 뇌파를 측정하는 모자를 쓴 채 아무 말 하지 않고 텍스트 구절을 읽었다. 이 같은 뇌전도(EEG)는 머리에 부착한 전극을 통해 비침습적으로 뇌의 전기적인 활동을 측정하고 기록하는 것을 말한다.
뇌파(EEG wave)는 인간의 뇌로부터 특정한 특징들과 패턴들을 포착하는 별개의 단위들로 분할된다. 연구진은 '디웨이브(DeWave)'라는 AI 모델을 개발해 이를 수행했다. 디웨이브는 방대한 양의 EEG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해 뇌파 신호(EEG signals)를 단어와 문장으로 바꾼다.
실험 결과 연구진은 AI 모델이 명사보다 동사에 더 강하다는 걸 확인했다. 명사의 경우 정확한 번역보다는 유사한 단어·동의어를 나타내는 경향을 보였다. 뇌가 이러한 단어들을 처리할 때 의미상으로 유사한 단어들이 비슷한 뇌파 패턴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구진은 모델이 키워드를 정렬하고 유사 문장 구조를 형성해냄으로써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했다고 강조했다.
이전에 뇌 신호를 언어로 변환하는 기술들은 제약이 많았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뉴럴링크(Neuralink)처럼 뇌에 전극을 이식하는 수술이 필요하거나 MRI 기계에 스캔하는 작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비용도 많이 들고 일상에서 활용하기 쉽지 않았다. 또 이러한 방법들은 시선을 추적하는 아이 트래킹(eye-tracking) 등의 추가적 도움 없이는 뇌 신호를 단어로 변환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반면 이번에 선보인 기술은 아이 트래킹 없이도 사용 가능하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연구진은 아직 번역 정확도가 그리 높지 않지만 앞으로 전통적인 언어 번역이나 음성 인식 프로그램과 비슷한 수준까지 향상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향후 해당 기술이 상용화될 시 뇌졸중·마비 등 질병이나 부상으로 인해 말을 할 수 없는 사람들의 의사소통을 도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이 기술을 활용하면 손과 팔을 모방한 인공 바이오닉 팔(Bionic Arm)이나 로봇을 작동하는 등 인간과 기계 사이의 의사소통도 더욱 원활해질 수 있어 기대감을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