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의 'AI 미술품' 경매 앞두고 예술가들 '반발'…"존중심 있다면 경매 취소하라"

2025-02-09     유형동 수석기자
(사진=크리스티)

세계적인 미술품 경매사 크리스티가 첫 번째로 개최하는 인공지능(AI) 미술품 전문 경매를 앞두고 예술가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작품 생성을 위해 사용된 AI 도구들이 예술가들의 허락없이 작품을 훈련했다는 이유에서다. 

크리스티는 오는 20일부터 3월 5일까지 크리스티 록펠러 센터 갤러리에서 '증강 지능(Augmented Intelligence)'을 주제로 AI 미술품 전문 전시회를 진행한다. 이번 쇼에는 AI로 만든 작품만을 다룬다. 

크리스티는 이전에도 AI가 만든 예술품을 판매한 적이 있을 정도로 'AI 미술품'에 대해 수용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AI 미술품' 전시회·경매 행사가 개최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예술가들이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사진=크리스티)

뉴욕, 로스앤젤레스, 파리 등 전 세계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들은 'AI 미술품 전시회' 반대 서명운동까지 벌이고 있다. 하루 만에 3000명이 넘는 예술가들이 서명했다. 

예술가들은 "경매를 계획 중인 많은 예술 작품은 라이선스 없이 저작권이 있는 작품으로 훈련된 것으로 알려진 AI 모델을 사용해 만들어졌다"라며 "이러한 모델과 이를 뒷받침하는 회사는 인간 예술가를 착취해 허가나 대가 없이 그들의 작품을 사용해 AI 제품을 만들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들은 "이러한 모델과 이를 사용하는 사람들을 크리스티가 지원하는 것은 AI 기업이 인간 예술가들의 작품을 대량으로 도용하는 것을 보상하고 더욱 장려하는 셈이다"라며 "인간 예술가에 대한 존중심이 있다면 경매를 취소해 주기를 부탁한다"라고 덧붙였다.

(사진=크리스티)

이에 대해 크리스티 측은 "이번 경매에 참여한 작품은 인공지능이 사용됐으며 대부분의 경우 AI는 통제된 방식으로 사용되며, 데이터는 아티스트의 입력에 따라 훈련된다"라고 말했다. 

한편 챗GPT 등 텍스트 AI 모델뿐만 아니라 이미지 생성 AI를 둘러싼 저작권 분쟁도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말 미국의 일부 일러스트레이터들은 저작권 침해를 이유로 미드저니, 스태빌리티 AI 등 생성형 AI 모델 서비스 기업들을 상대로 집단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