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칼럼] AI 창업도시 광주와 '신(新) 3김(金)' 이야기
광주가 창업도시로 변모하고 있다. 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은 '내일이 빛나는 기회 도시 광주'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마중물이 될 핵심 사업들을 속속 추진 중이다. 강 시장은 특유의 추진력을 앞세워 빠르게 가시적인 성과를 내려는 모양새다. 최근 대중들에게 대대적으로 공개했던 창업기업들의 실증 지원사업이 대표적이다.
그간 광주시민들에게 '그들만의 리그'처럼 비춰졌던 인공지능(AI) 등 기술 관련 정책과 창업 진흥 사업이 드디어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광주 송정역과 조선대학교, 농산물 도매시장, 쌍암재 등 도심 곳곳에서 AI와 IoT, 키오스크와 같은 첨단 기술 및 제품들이 실증 차원에서 공개된다. 이제야 'AI 도시 광주'의 진면모가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타 지역에서 광주를 방문한 기업인들이 공통적으로 전하는 메시지가 있다. "광주 분위기가 달라졌다", "광주기업에 투자를 고려하는 투자사들이 많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취임 1년여 만에 기업 친화적인 분위기를 조성했다는 점은 강 시장의 최대 치적이 될 것이다. 일각에서는 '소통 부족'을 약점으로 꼽지만, 기술과 창업 분야 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손사래를 친다. 열정 때문에 피곤할 정도라고 말이다.
기술과 창업 분야는 시장 혼자만의 힘으로는 어렵다. 정책 분야가 넓고 과제도 산적이다. 전문성도 필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강 시장은 훌륭한 조력자들을 두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들을 두고 '신(新) 3김(金)'으로 부른다. 군사독재정권이 무너진 이후 한국 정치를 이끌었던 김대중·김영삼·김종필 시대가 지나고, 이제는 김 씨들이 짝을 이루어 화제가 되면 '3김'이라는 말이 회자된다.
'AI, 창업, 기업'이라는 의제를 관통하는 '신 3김'이 있다. 첫 번째는 김광진 광주광역시 문화경제부시장이다. 지역 내 창업 관련 이벤트가 있을 때면 빠지지 않고 등장해 광주시의 방향과 미래를 설명한다. 그는 부시장으로 취임하며 광주라는 공간을 테스트 베드로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단순히 지원금만 주고 생색내는 기관의 관행을 타파하고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싶다는 뜻이다. 이런 철학을 가지고 있기에 기업들이 그의 등장을 매번 기다리는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는 김영집 광주테크노파크 원장이다. 일부 시민들은 아직도 김 원장을 시민운동가로 기억한다. 반면 그는 지역을 대표하는 기업·경제 전문가로 부상한 지 오래다. 한국산업단지공단 광주클러스터추진단장, 광산구기업주치의센터장, 지스트 대외부총장을 거치며 20여 년간 지역경제를 위해 뛰어왔다.광주TP 원장으로 취임한 이래 지역기업과 산업을 성장시키겠다며 '지·산·학·연' 협력을 주창하고 있다. 진심이 전달됐는지, 최근 김 원장의 면면에 대해 물어오는 기업인이 늘고 있다.
세 번째는 김준하 인공지능산업융합사업단장이다. 올해 들어 광주에서 가장 바쁜 사람 중 한 명일 것이라고 평가된다. 스타트업 유치, 빅테크 기업과의 협력 체계 구축, 인재 양성을 위해 국내는 물론 해외 출장을 가서도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한다. 기업인들 사이에서는 그를 두고 'AI에 미쳤다'는 우스갯 소리도 나온다.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2025년이면 글로벌 기업이 광주로 올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고 밝힌 바 있다. MS 등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 성과가 나오고 있어, 기대감이 고조된다.
추가로 '광주 창업'에 빠지면 섭섭한 인물이 한 명 남았다. 하상용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장도 '기회도시 광주' 건설에 주역이 될 것이라고 의심치 않는다. 지역 정가와 경제계에 따르면 강 시장은 실증 사업과 더불어 창업 정책 추진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인다. 앞서 언급한 인물들이 '원팀'이 돼 '잘 살고, 풍요롭고, 기회가 넘치는 도시'를 만드는 데 힘을 모으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