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전세계 발칵 뒤집은 'AI 가짜 이미지 8선'…"미디어 리터러시 중요해졌다"

영국 팩트체크 전문기관 '풀팩트' 선정 인터넷상 논란 일었던 AI 가짜 이미지 "가짜 사진 분별하는 리터러시 중요해"

2023-12-19     윤영주 기자
(사진=엑스)

인공지능(AI)으로 만들어낸 가짜 이미지가 입소문을 타고 빠르게 퍼지고 있다. 최근 영국 매체 스카이 뉴스(Sky News)는 온라인상에서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있는 AI 이미지들을 소개하면서 잘못된 정보 확산의 위험성을 지적하는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실었다.

달리(Dall-E)와 미드저니(Midjourney) 등 시중에 수많은 AI 이미지 생성 도구가 쏟아져 나오면서 텍스트만 입력하면 사실적인 사진을 그 어느 때보다 빠르고 쉽게 만들어낼 수 있게 됐다. 생성형 AI 기술이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주고 새로운 힘을 실어줄 수 있을 것이라는 장밋빛 미래를 그리는 이들도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AI가 무분별하게 생성해낸 이미지 때문에 잘못된 정보가 확산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영국 팩트체크 기관인 '풀 팩트(Full Fact)'는 내년 선거를 앞두고 정부와 미디어규제기관 오프컴(Ofcom)이 대중의 '미디어 리터러시(Media literacy)'를 우선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중이 온라인상의 가짜 이미지에 대한 경각심을 갖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것. 미디어 리터리시란 미디어(media)와 리터러시(literacy)의 합성어로 다양한 형태의 미디어에 접근할 수 있고 그 정보를 비판적으로 분석·이해해 활용하면서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크리스 모리스(Chris Morris) 풀 팩트 CEO는 적극적인 행동·조치가 없다면 사람들이 온라인에서 보는 것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로 인해 특히 선거 기간 동안 민주주의를 약화시킬 위험이 있다는 설명이다. 풀 팩트는 올해 2023년에 온라인에서 수천 회 이상 공유된 악명 높은 AI 생성 이미지 사례 8가지를 꼽았다. 이후 해당 이미지들은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서 AI로 생성된 것으로 표시되거나 삭제됐다.

(사진=엑스)

윌리엄 왕자와 해리 왕자의 화해

영국 윌리엄 왕세자와 해리 왕자가 왕의 대관식에서 눈물을 글썽이면서 포옹하는 모습 등 8장의 사진이 페이스북에 퍼져 7만8,000개 이상의 '좋아요'를 받았다. 하지만 사진들은 모두 가짜였다. 작성자는 미드저니를 사용해 두 사람 간의 진심 어린 화해를 상상해 만든 이미지를 블로그에 올렸다고 한다.

(사진=엑스)

감옥에 수감된 줄리안 어산지

줄리안 어산지 위키리크스 설립자가 영국 벨마시 교도소에 수감된 채 어딘가 아픈 듯 보인다. 이 사진은 페이스북에 공유되고 엑스(X·옛 트위터)에서 2만9,000번 리포스트됐다. 물론 이 사진은 미드저니로 만들어진 가짜 이미지였다.

(사진=엑스)

도널드 트럼프의 머그샷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SNS에 진짜 머그샷(mugshot, 체포된 피의자의 얼굴을 촬영한 사진)을 올리기도 전에 여러 가짜 버전이 나와 온라인상에 퍼졌다. 가짜 버전들 가운데 일부는 백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사진=엑스)

프랑스 폭동 한복판에 있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폭동 당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쓰레기가 불타는 풍경을 배경으로 거리에 앉아 있는 사진이 화제가 됐다. AI로 생성된 해당 이미지의 한 게시물 조회수는 5만5,000회를 넘어섰고 수많은 댓글이 달렸다.

(사진=엑스)

프란치스코 교황을 알현하는 수많은 청중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수많은 군중에게 연설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사진이 소셜 미디어에서 수만 회에 달하는 조회수를 올렸다. 하지만 교황의 한 손을 자세히 보면 손가락이 세 개였다. AI가 만든 가짜 이미지인 셈이다. 앞서 흰색 롱패딩을 입고 있는 교황의 사진도 가짜 AI 이미지로 밝혀져 이목을 끈 바 있다.

(사진=엑스)

일론 머스크의 로봇 아내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여성형 휴머노이드 로봇들과 키스하는 사진들이 페이스북과 엑스 등 SNS에 퍼지면서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이를 보고 머스크의 다음 아내는 로봇이라는 짓궂은 농담도 나왔다. 곧 해당 사진들은 AI 기술을 사용해 만든 가짜로 밝혀졌다.

타이타닉호 관광 잠수정 '타이탄'의 잔해 

2023년 6월 18일 세계인을 경악케 한 사고가 벌어졌다. 오션게이트 익스페디션(OceanGate Expeditions)사의 심해 관광용 잠수정 '타이탄(Titan)' 호가 RMS 타이타닉의 잔해를 구경하는 관광 코스에 가기 위해 잠항했다가 1시간 45분 만에 내파해 탑승객 전원이 사망한 사건이다. 이 사건이 벌어진 뒤 트위터 및 페이스북에 한 장의 사진이 게시됐다. 

그리고는 폭발적인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 사진은 5명을 태운 잠수정 '타이탄'의 첫 번째 잔해라는 설명과 함께 게시됐다. 이에 대해 미국 해안경비대는 현장 사진을 공개하지 않았다라고 밝혔고, 결국 사진은 AI가 생성한 이미지라는 것이 밝혀졌다. 해당 사진과 함께 게시된 '신발 한 켤레' 사진도 타이탄의 잔해가 아닌 타이타닉 난파선 현장에서 나온 몇 년 전 사진이라는 것이 드러났다.   

노동당 의원이 게시한 가짜 이미지(왼쪽)와 원본 사진(오른쪽) (사진=엑스)

맥주 따르는 데 서툰 리시 수낵 英 총리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지난 8월 런던 맥주 축제에서 찍힌 사진이 도마에 올랐다. 수낵은 맥주 파인트를 거품 가득히 서툴게 따랐고 수낵 뒤에 서 있는 구경꾼은 황당한 표정을 짓고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이 사진 속 맥주잔과 구경꾼의 표정은 노동당 한 의원이 AI로 조작한 이미지였다. 

해당 사진은 수낙 총리가 인상된 주류세 제도 도입을 기념하기 위해 맥주 축제에 참가한 것을 비판하기 위한 의도로 만들어졌다. 실제로 축제에서도 수낙 총리는 시민들에게 야유를 받기도 했다고 한다. 엑스에 올라온 해당 이미지 게시물은 7만8,000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