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작품 28점, 10억원에 팔렸다…예술가들 반발에도 '크리스티 AI 예술품 경매' 대박

2025-03-07     유형동 수석기자
이번 AI 예술품 경매에 출품된 홀리 헐든과 매트 드라이허스트의 작품 '임베딩 연구 1&2'. (사진=크리스티)

세계적인 미술품 경매사 크리스티가 처음으로 개최한 인공지능(AI) 미술품 전문 경매가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출품 작품 34점 가운데 28점이 약 10억원에 판매되는 성과를 올렸다. 

이번 경매는 개최 전부터 말이 많았다. 6500명 이상의 예술가들이 경매 취소를 요구하는 공개 서한에 서명하는 등 개최 반대 목소리를 냈다. 작품 생성을 위해 사용된 AI 도구들이 예술가들의 허락없이 작품을 훈련했다는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경매는 약 2주일간 크리스티 록펠러 센터 갤러리에서 '증강 지능(Augmented Intelligence)'을 주제로 열렸고, 많은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비록 예술가들로부터 비난을 받았지만, 대중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는 점에서 괄목할 만하다. 

(사진=크리스티)

이번 경매에는 총 34점의 작품이 출품됐다. 이 가운데 28점의 작품이 낙찰됐다. 낙찰가는 수수료를 포함해 총 72만 8784달러(약 10억 5000만원)였다. 이번 경매의 최고가는 미디어 아티스트 레픽 아나돌의 '기계 환각'이 차지했다. 

이 작품은 15~20만 달러였던 추정가를 넘어선 27만 7200달러(약 4억원)에 낙찰됐다. 홀리 헐든과 매트 드라이허스트의 작품인 '임베딩 연구 1&2'는 추정가 7~9만 달러를 넘어선 9만 4500달러(약 1억 3700만원)에 팔렸다. 경매에서 6개의 작품은 팔리지 않았다. 

경매에 출품된 찰스 추리의 작품. (사진=크리스티)

이번에 출품된 작품들은 AI 모델을 통해 수정됐거나 제작된 작품이다. 회화, 조각, 디지털 아트 등 다양한 형태의 작품이 공개됐다. 크리스티의 디지털 아트 디렉터인 니콜 세일즈 자일즈(Nicole Sales Giles)는 "수집가와 더 넓은 커뮤니티가 오늘날의 예술적 풍경에서 그들의 영향력과 중요성을 인식하기를 바랐다"라고 밝혔다. 

크리스티 측은 첫 AI 예술품 경매를 통해 AI 작품에 대한 대중들의 높은 관심을 확인했다고 했다. 이번 경매 참가자 가운데 약 37%가 경매장에 처음으로 방문한 사람들이었다. 입찰자 중 48%가 밀레니얼과 Z세대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