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서 개발된 이어폰, 하나에 380만원…몸값 비싼 이유는 따로 있다는데
쿠팡플레이 SNL코리아의 'MZ오피스'는 직장인들에게 큰 인기를 끌며 여러 유행어를 남겼다. 그 중에서도 '맑눈광(맑은 눈의 광인)'이라는 수식어를 얻은 김아영 배우의 "에어팟을 끼고 일해야 능률이 올라간다"라는 대사는 단연 화제가 됐다.
"내 주변에도 저런 친구가 있다", "에어팟을 종일 빼지 않는 이들이 많다"라는 반응이 쏟아졌다. 이같은 콘텐츠가 사랑을 받는 건 에어팟이 현대인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아이템이 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그럼에도 출시 때마다 가격이 비싸다는 반응을 보이는 소비자들이 많다.
이에 저가형 이어폰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평균 10~30만원의 가격으로 판매되는 에어팟보다 10배 이상 비싼 새로운 이어폰이 출시됐다. 2348유로(약 380만원)짜리 이어폰에는 어떤 새로운 기능이 숨어 있을까.
독일 카를스루 공과대학(KIT)의 토비아스 뢰디거 박사 연구팀은 최근 새로운 이어폰인 '오픈이어러블(OpenEarable)'을 개발했다. 고가형 이어폰이지만, 에어팟보다 음질이 더 뛰어나다고 보기는 어렵다. 음악 감상을 위해 고안된 이어폰이 아니라서다.
새로운 이어폰 오픈이어러블에는 다양한 센서가 탑재돼 있다. 이에 심박수와 호흡 패턴, 피로도, 체온 등 30가지 이상의 생리적 지표를 측정한다. 여러 개의 마이크가 두개골의 진동을 감지해 식사 활동을 기록할 수 있다. 모션 센서는 낙상을 감지하고, 바이오 센서는 산소 포화도와 체온 등을 측정한다.
뢰디거 박사는 "센서를 귀에 위치시키는 것은 정밀한 측정에 매우 적합하다"라며 "귀는 신체의 다른 부위에서는 포착하기 어려운 많은 중요한 신호를 포착할 수 있게 해준다"라고 설명했다. 이어폰으로 수집된 데이터는 모바일 앱과 웹 대시보드를 통해 실시간으로 처리, 분석된다.
이어폰과 소프트웨어는 모두 오픈 소스로 공개된다. 개발자들이 자유롭게 수정하고 결과를 다른 사용자와 공유할 수 있다. 뢰디거 박사는 "우리의 목표는 오늘날의 상업용 웨어러블로는 불가능한 수준의 개방적이고 고정밀 건강 모니터링 솔루션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음악을 들으면서, 자동으로 생체 데이터를 수집한다는 게 '오픈이어러블'의 특징이다. 현재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통해서만 사용할 수 있다. 각 이어폰 배터리를 45분 충전하면, 사용량에 따라 최대 8시간 동안 사용할 수 있다.
연구진은 "이 플랫폼은 생리학적 데이터를 매우 정확하고 안정적으로 수집하며, 기존 표준 측정보다 더 정확한 결과를 도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라며 "오픈이어러블을 통해 웨어러블 기술의 현재 수준을 향상시킬 뿐만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응용 분야를 개척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오픈이어러블은 현재 사전 예약 주문을 받고 있으며 올해 2분기 중 정식 출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