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도 출시 안 됐는데 '몸값 46조원'…수츠케버가 세운 AI 기업 'SSI', 2조 9000억원 모금
오픈AI 공동창업자 중 하나인 일리야 수츠케버가 설립한 스타트업 세이프슈퍼인텔리전스(SSI)가 최근 20억 달러(약 2조 9000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이번 투자에서 SSI는 320억 달러(약 46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설립된 지 채 1년도 되지 않은 기업이 주력 제품도 없이 46조원에 달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점은 매우 이례적이다. 투자자들이 눈 앞에 보이는 매출이나 고객이 아니라 창업자의 이력과 역량을 보고 지갑을 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보도에 따르면 SSI는 그릭옥스캐피털이 주도한 투자 라운드에서 20억 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이번 투자에는 라이트스피드벤처파트너스, 앤드리슨 호로위츠 등 유명 벤처캐피털을 비롯 알파벳, 엔비디아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투자 유치는 미국 경제가 격변하는 상황에서도 AI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의지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더불어 저명한 연구자나 유능한 엔지니어가 이끄는 AI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 또한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수츠케버는 AI 대부로 불리는 제프리 힌튼 교수의 수제자로 잘 알려져 있다. 수츠케버는 이후 2015년 알트만 등과 함께 오픈AI를 설립했다. 그러나 알트만의 사업 방향과 AI 윤리 등 문제로 내부 갈등이 빚어졌다. 이에 수츠케버가 지난해 11월 알트만 CEO 해임을 주도했다.
그러나 알트만은 직원들과 투자자들의 압박 등의 이유로 닷새 만에 CEO로 복귀했고, 알트만 축출을 주도했던 이사회 멤버들과 AI 안전 관련 직원들은 대부분 퇴사했다. 그렇게 오픈AI를 떠난 수츠케버는 SSI를 창업했다.
SSI는 오픈AI, 앤트로픽, 구글 등의 모델보다 훨씬 더 강력하고 지능적인 AI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SSI는 오픈AI가 추구하는 범용인공지능(AGI)처럼 인간을 뛰어넘는 지능을 가진 AI를 개발하고 있다. 다만 '안전한 초지능'을 최우선적으로 지향한다는 점에서 오픈AI와 차이가 있다.
SSI는 컴퓨팅 자원을 확보하고 최고의 인재를 영입하는 데 투자금을 활용할 전망이다. 이번 대규모 투자 유치가 기존 AI 연구를 가속화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한편 수츠케버와 함께 오픈AI를 이끌었던 미라 무라티 전 오픈AI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오픈AI 출신 연구진을 대거 영입 중이다. 무라티 전 CTO가 설립한 스타트업 싱킹 머신랩은 '유용하고 접근하기 쉬운 최고 수준의 AI 개발'이라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