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익은 과일, 부드럽게 감싸쥐고 뽑는다…美 연구진, 손상 없이 과일 따는 로봇손 개발

2025-04-15     유형동 수석기자
(사진=미국 UC 샌디에이고)

미국 UC 샌디에이고 연구팀이 과일을 최대한 손상없이 수확할 수 있는 로봇 그리퍼를 개발했다. 로봇에 달린 강철 줄자가 컨베이어 벨트처럼 작동하는 것이 특징이다. 

UC 샌디에이고 닉 그래비시 조교수와 연구진이 개발한 '그립 테이프(GRIP Tape)'는 강철 줄자가 달린 로봇 그리퍼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줄자가 달린 로봇 그리퍼는 부드럽게 과일을 감싸쥐고 부드럽게 비틀어 뽑을 수 있다. 과일을 손상시키지 않고 수확할 수 있다. 

손의 길이를 늘리거나 줄일 수 있고, 두 손으로 잡은 물건을 회전시킬 수도 있다. 컨베이어 벨트처럼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과일을 잡은 뒤 안쪽으로 당기며 수확할 수 있다. 각 손가락은 여러 개의 줄자를 세로로 겹쳐 접착 테이프로 붙여서 만들었다. 

(그래픽=미국 UC 샌디에이고)

연구진은 미국 국립과학재단(NSF)의 지원금을 통해 줄자를 기반으로 한 부드러운 소재 개발에 주력해 왔다. 줄자는 탄력성이 있어 원하는 대로 구부리면 원래 상태로 돌아갈 수 있다. 또한 강철로 제작돼 견고하고 내구성이 뛰어나며, 얇아서 접촉 시 물체를 손상시키지 않는다는 게 특징이다. 

실제로 줄자는 대부분의 소프트 로봇에 사용되는 실리콘만큼 부드럽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고무공이나 토마토, 레몬과 같은 과일까지 다양한 모양과 강도를 가진 물체를 잡을 수 있다고 한다. 

로봇 그리퍼는 물체를 집는 도중에 마주칠 수 있는 장애물을 피해 이동할 수도 있다. 연구진은 "그리퍼의 차기 버전은 고급 센서와 AI 기반 데이터 분석을 추가할 예정"이라며 "그리퍼가 자율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기존 버전보다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밝혔다. 

(그래픽=미국 UC 샌디에이고)
(사진=미국 UC 샌디에이고)

이처럼 인간을 대신해 작물 재배, 수확, 관리 등의 작업을 수행하는 로봇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일본 농업 기업 이나호와 덴소는 방울토마토를 수확하는 로봇을 개발, 유럽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덴소가 개발한 로봇은 방울토마토를 수확하는 일련의 작업을 모두 자동으로 수행할 수 있다.  

이스라엘에선 감귤류 과일을 전문으로 수확하는 로봇이 최근 공개됐다. 이스라엘의 농업 기술 스타트업 나노벨(Nanovel)은 잘 익은 감귤류 과일만을 수확하는 로봇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로봇 팔에는 엣지 컴퓨팅, 고급 비전 시스템, AI가 탑재됐다. 

나노벨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아이작 마조르는 "우리의 사명은 자율 수확을 통해 신선한 과일의 가격을 보장하는 것"이라며 "나노벨의 로봇은 매우 지능적이고, 농업 환경에 내구성이 뛰어나며, 비용 효율적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