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인미나니의 과학현장] 오사카 엑스포 사로잡은 '한국관'…키워드는 '연결'

2025-05-14     이민환 과학커뮤니케이터랩 대표
(사진=지식인미나니)

14일 찾은 오사카 만국 박람회(엑스포·Expo) 현장. 개막 한 달을 맞았지만 방문객 수가 예상에 못 미친다는 일본 매체들의 보도와 달리, 현장은 세계서 일본을 방문한 참관객들로 북적였다. 

필자(유튜버 지식인미나니)는 국제미디어 자격으로 초대돼 현장을 살펴볼 수 있게 됐다. 국내 과학 유튜버 중 유일하다. 일본관부터 방문했다. 현장 곳곳에서 ‘재활용(Recycling)’이 핵심 주제로 다뤄졌다. 

일본관은 '생명과 생명 사이'를 주제로 플랜트(Plant), 팜(Farm), 팩토리(Factory)라는 세 가지 핵심 키워드를 중심으로 유기적인 생명의 순환을 표현했다. 일본관에선 흥미로운 형태의 초록색 물탱크 시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어떤 의미일지 궁금했다. 

(사진=지식인미나니)
(사진=지식인미나니)

이 탱크들은 알지(algae·조류)를 활용한 미세조류 농장으로, 폐수를 처리하고 생분해성 물질을 생산하는 현장을 상징적으로 표현했다고 한다. 형형색색의 초록빛 물속에서 미세한 생명체들이 폐기물을 분해하고, 생태계의 일부로 다시 환원되는 순환의 과정을 묘사했다.

또 정교한 로봇 팔과 자동화 기기들을 활용, 재활용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도 마련됐다. 로봇이 식물 섬유나 폐기물로부터 생산된 생분해성 물질을 정밀하게 다루며 인간의 손길 없이도 폐기물을 지속 가능한 자원으로 전환하는 과정이 눈길을 끌었다. 

생분해성 물질로 거대한 3D프린터가 의자를 만드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이 의자는 바닷물에 넣으면 자연성분으로 분해된다고 한다. 첨단 로봇 기술과 바이오 기술이 융합된 현장이었다. 다른 전시 공간에서는 얽히고 설킨 줄들로 이뤄져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작품도 접했다. 

이는 끝도 시작도 없는 생명의 고리를 상징하며, 우리가 속한 생태계가 서로 밀접히 연결돼 있음을 상징적으로 나타낸다고 들었다. 보는 각도에 따라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보이는 구조물은 하나의 작은 변화가 생태계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은유적으로 표현하며 가치를 더했다.

체험형 전시가 일본관의 백미였다. 물 사용량 대비 단백질 생산 효율을 나타낸 체험형 전시였다. 같은 양의 물로 단백질을 생산할 때 알지(algae)는 소고기의 50배, 콩의 36배라는 놀라운 효율성을 가진다. 초록색 소 모형과 콩 알갱이 모형을 이용해 직관적이고 시각적으로 이 개념을 전달했다. 

미국관. (사진=지식인미나니)

생명 자원을 얼마나 효율적이고 지속 가능하게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번 오사카 만국박람회에서 일본관은 단지 첨단 기술을 과시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을 통해 자연과 생명의 지속 가능한 순환 구조를 모색하는 깊은 메시지를 전했다고 평가된다. 

과학 유튜버로서 현장에서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과학과 기술의 역할에 대해 다시 한번 깊이 고민할 수 있는 계기였다. 이번 오사카 엑스포에서 한국관은 최상위 인기관 중 하나라고 들었다. 

한국관은 ’마음을 모아(With Hearts)’를 주제로, 전통과 현대, 사람과 기술, 한국과 세계를 연결하는 세 개의 전시관으로 구성됐다. 참관객은 입구에서부터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전시관 입구에서 각자 자신에게 소중한 가치를 짧게 녹음한다. 

녹음한 자신의 목소리는 인공지능(AI) 프로그램을 통해 새로운 음악으로 재구성된단다. 이렇게 생성된 음악은 벽면과 천정에 설치된 조명과 연동되며 새로운 체험을 할 수 있었다. 그야말로 '연결'이 돋보이는 순간이었다. 

한국관. (사진=지식인미나니)

더불어 현대문명을 상징하는 콘크리트와 일상에서 활용되던 물품들이 주요 오브제로 전시된 공간에서 수소자동차 엔진을 활용해 관람객의 호흡을 물로 바꾸는 체험형 전시도 있었다.

미국은 아폴로 프로젝트에서 얻은 달 샘플과 함께 여러 영상과 그래픽으로 우주기술에 관한 이야기들을 전했다. 한국관은 기술과 감성을 융합한 전시로, 미국관은 우주 탐사의 역사와 미래를 조명하는 전시로 관람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고 있었다. 

이번 엑스포는 각국의 독창적인 전시를 만나볼 수 있다. 과학 유튜버인 필자에게도 지속 가능한 미래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경험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됐다. 한편 오사카 박람회는 지난 4월 13일에 개막해 오는 10월 13일까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