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세 창업, 2년 만에 몸값 9200억원…"전 세계 변호사·로펌에 AI 도구 제공한다"
스웨덴 기업 레고라, 변호사 돕는 AI 도구로 '대박'
스웨덴에 살고 있던 스물다섯 살의 맥스 준스트랜드(Max Junestrand)는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레고라(Legora)를 창업했다. 이전에 준스트랜드는 한 기업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사회생활의 첫 발을 내딛은 뒤 여러 벤처캐피탈에서 인턴, 계약직 직원으로 근무했다.
창업 직전에는 벤처캐피탈 애널리스트로 활동하다 AI 챗봇을 개발하며 생애 첫 창업 전선에 나섰다. 이 챗봇은 2022년 챗GPT가 출시된 이후 준스트랜드와 아우구스트 에르세우스 최고제품책임자(CPO)가 함께 만든 제품이다. 당시 사용자가 업로드한 문서에 대해 질문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이 제품이 현재 레고라의 시초가 됐고, 와이콤비네이터의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참여기업으로 선정되면서 기술 개발에 속도가 붙었다. 그렇게 이들은 변호사의 업무를 도울 수 있는 AI 도구를 완성했다. 레고라의 AI 도구는 변호사의 계약서 작성, 문서 검토 및 분석, 법률 데이터베이스 검증을 지원한다.
변호사에게 가장 반복적이고 지루한 작업 중 일부를 자동화하는 셈이다. 이 시스템은 마이크로소프트 애저(Azure) 플랫폼을 기반으로 구축됐으며, 오픈AI와 메타의 다양한 AI 모델을 결합해 제작됐다. 레고라의 도구는 관련 법령, 법률 문제, 판결, 청구 등의 요소에 대한 다양한 법원 판례를 비교해 준다.
기존 문서 관리 시스템과 법률 도구를 완벽하게 연동할 수 있어, 로펌의 프로세스를 유지하면서도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장 친화적인 도구를 앞세운 레고라는 창업 2년 만에 250개 로펌과 20개 이상의 기업 법무팀을 고객사로 확보할 수 있었다.
이 중에는 만하이머 슈바르틀링, 클리어리 고틀리브, 버드 앤 버드 등과 같은 세계적인 로펌도 포함돼 있다.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레고라는 올해 4월 미국 사무소를 개설하며 본격적인 미국 시장 진출에 나서고 있다. 유수의 글로벌 로펌과 기술 기업 출신 직원들을 대거 영입했고, 현재 레고라의 직원은 100명에 달한다.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투자업계도 이들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창업 2년 만에 소위 '뜨는 기업'이 된 셈이다. 최근 레고라는 8000만 달러(약 1097억원) 규모의 시리즈 B 펀딩 라운드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이번 투자에서 레고라는 6억 7500만 달러(약 92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레고라의 CEO 겸 설립자인 맥스 준스트랜드는 "이번 투자는 우리 제품이 전 세계 변호사들에게 제공하는 가치를 분명히 입증하는 것이다. 성장, 제품, 그리고 고객 파트너십의 탄탄함이 자연스럽게 지원을 이끌어냈다"라고 밝혔다.
레고라는 이번 투자금을 통해 고객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법조계의 요구를 충족하는 기술 개발을 지속할 것이라고 했다. 투자에 참여한 아이코닉의 제너럴 파트너인 세스 피에르퐁은 "그들은 단 2년 만에 전 세계 수백 개의 로펌과 사내 법률 팀에서 이미 신뢰받는 엔터프라이즈급 제품을 제공했다"라고 평가했다.
준스트랜드 설립자는 "데이터 검토와 같은 작업이 몇 주에서 몇 시간으로 단축되는 것을 확인했다"라며 "이를 통해 인간-기계 지능과의 협업이 업무 방식이 됐다. 로펌과 법무팀 모두 이미 이러한 발전의 이점을 대규모로 누리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투자 유치로 레고라는 미국 법률 AI 시장 진출에 주력할 방침이다. 미국엔 '수피오(Supio)'를 비롯 오픈AI의 지원을 받는 하베이(Harvey) 등 다양한 리걸테크 스타트업들이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