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신디시아·메타 등 'AI 어벤저스'가 세운 英 스타트업, 180억 모금…뭘 만들었길래?
영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스페이셜(SpAItial)이 1300만 달러(약 180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이번 투자에는 유럽 내 저명한 투자자들이 대거 참여했다. 설립 1년 만에 투자업계의 뜨거운 관심을 받게 된 비결은 뭘까.
런던에 본사를 둔 스페이셜은 지난 2024년 설립된 스타트업이다. 유럽에서 가장 저명한 AI 3D 모델 연구자 중 한 명인 마티아스 니스너 뮌헨 공과대학교 교수가 창업을 주도했다. 마티아스 니스너는 AI 비디오 개발사인 신디시아(Synthesia) 공동 창업자로도 잘 알려져 있다.
니스너를 비롯 맥킨지 출신의 루크 로저스, 구글 출신의 리카르도 마틴-브루알라, 메타에서 3D 에셋 생성 연구에 참여한 데이비드 노보트니도 스페이셜 설립 작업에 참여했다. 공동 창업자들의 이력에서 유추할 수 있듯, 스페이셜은 3D 세계 생성 기술을 개발했다.
현재 프롬프트로 이미지나 영상을 생성하는 AI 모델을 시장에 다수 출시돼 있다. 반면, 텍스트, 이미지 프롬프트로 완전하고 일관된 3D 환경을 생성할 수 있는 모델을 많지 않다.
자율주행 스타트업 보야지(Voyage)과 웨이브(Wayve)의 임원 출신들이 창업한 AI 스타트업 오디세이(Odyssey)의 모델이나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월드모델', 'AI의 대모'로 불리는 페이페이 리(Fei-Fei Li) 스탠포드대학교 교수가 설립한 월드랩스가 공개한 모델 등이 3D 환경을 생성할 수 있다.
스페이셜은 기본적으로 물리적 공간에서 작동해 일관된 출력 예측이 가능하다는 것을 차별점으로 내세웠다. 니스너 공동 창업자는 "단순히 3D 세계를 만들고 싶은 게 아니다. 이 세계가 현실 세계처럼 작동하기를 바란다"라며 "상호작용이 가능하고 그 안에서 무언가를 할 수 있기를 바란다. 아직 아무도 이 부분을 제대로 구현하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스페이셜의 모델은 실제 및 가상 환경의 외관과 물리적 특성을 생성하고 추론하도록 설계된 획기적인 AI 패러다임인 공간 기반 모델(SFM)을 개발 중이다. SFM은 시공간을 본질적으로 이해해 가상 세계와 물리적 세계가 만나는 지점에서 혁신적인 변화를 가능하게 한다는 설명이다.
게임 및 엔터테인먼트를 위한 몰입형 가상 세계 구축부터 CAD 엔지니어링 및 건설 발전, 차세대 VR·AR 경험 강화, 물리적 지능을 갖춘 로봇 공학 구현에 이르기까지 SFM이 다양한 산업 분야에 혁신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게 스페이셜 측의 설명이다.
기존 모델들과 비교하면 사실적인 품질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2D 콘텐츠보다 훨씬 더 몰입감 있고 충실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설립된 지 1년 밖에 되지 않은 기업이 대규모 투자를 유치한 점은 주목할 만하다.
눈 앞에 보이는 매출이나 고객이 아니라 창업자들의 이력과 역량을 보고 투자자들이 지갑을 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투자에는 신디시아 공동 창업자들을 비롯 코드스피어 CEO, 주플라 CEO 등 유명 엔젤 투자자들이 참여했다. 스페이셜은 모델 개발 가속화, 유능한 직원 확보에 투자금을 활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