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전 해고한 직원 다시 끌어안은 저커버그, 이유는?…"미군용 XR 장비 개발"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플랫폼(이하 메타)은 방산 스타트업 안두릴(Anduril)과 미군용 확장현실(XR) 장비 개발을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안두릴은 29일(현지시간) 공식 뉴스룸을 통해 미군을 위한 XR 제품을 설계, 구축 및 배치하기 위해 메타와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메타와 안두릴은 XR 헤드셋과 고글 등 웨어러블 기기를 공동으로 개발할 예정이다.
이번 파트너십은 미국 육군의 통합 시각 증강 시스템(IVAS) 프로그램에서 비롯됐다. IVAS는 총 220억 달러 규모의 대규모 군사 계약으로, 마이크로소프트(MS)가 지난 2018년 수주한 프로젝트였다. MS는 군인용 AR 글래스 개발을 목표로 연구를 진행했다.
그러나 미국 육군은 지난 2월 방산 스타트업 안두릴에 AR 헤드셋 생산,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개발, 납품 등 권한을 넘겼다. 이에 MS는 클라우드 제공업체로 남게 됐다. 메타와 안두릴이 개발하는 장비는 수 km 밖에서 날아오는 드론을 탐지하거나 은폐된 목표물을 포착할 수 있다.
메타와 안두릴은 최대 약 1억 달러에 달하는 VR 하드웨어 장비 관련 미 육군의 계약에도 공동 입찰했으며, 계약 수주 여부와 관계없이 헤드셋 개발을 지속할 것으로 전해졌다.
메타의 최고기술책임자(CTO) 앤드류 보즈워스는 "세상은 사람들에게 무한한 지능을 제공하고 이전에는 불가능했던 방식으로 감각과 지각을 확장할 새로운 컴퓨팅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라며 "미국 산업계가 이러한 기술을 현실로 구현함으로써 우리의 국가 안보는 엄청난 이점을 누리게 된다"라고 말했다.
이번 파트너십은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와 안두릴 창업자 팔머 럭키의 8년 만의 재회로도 관심을 끌고 있다. 럭키 안두릴 창업자는 메타의 전신인 페이스북이 인수했던 VR 스타트업 오큘러스를 설립한 인물이다. 2012년 오큘러스를 설립한 팔머 럭키 창업자는 2년 뒤인 2014년 23억 달러(약 3조 1500억원)에 회사를 메타에 매각했다.
매각한 이후에도 럭키 창업자는 페이스북의 VR 부문을 이끌며 VR 기술 연구에 매진했다. 그러나 2016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후보 지지자였던 럭키 창업자가 미국 대선을 앞두고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후보 반대 단체에 이부한 사실이 드러나며 내홍을 겪었다.
이에 저커버그는 오큘러스를 인수한지 약 3년 후인 2017년 럭키 창업자를 해고했다. 페이스북에서 해고된 럭키 창업자는 브라이언 쉼프, 트레이 스티븐스, 맷 그림과 함께 안두릴을 설립했다.
메타는 지난해 미국 대선을 앞두고 과거 럭키 창업자를 해고한 데 대해 사과한 바 있다. 이번 파트너십을 발표하며 안두릴은 메타와 함께 경제 및 국가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메타의 설립자 겸 CEO인 마크 저커버그는 "메타는 지난 10년 동안 미래의 컴퓨팅 플랫폼을 구현하기 위해 AI와 AR 구축에 힘써 왔다"라며 "안두릴과 협력해 국내외에서 우리의 이익을 보호하는 미군 장병들에게 이러한 기술을 제공하게 되어 자랑스럽다"라고 말했다.
럭키 창업자는 "메타와 다시 함께하게 돼 기쁘다"라며 "제 사명은 오랫동안 전투원을 기술 전문가로 만드는 것이었으며, 메타와 함께 개발하는 제품들이 바로 그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