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vs AI' 드론 조종 대결 승자는?
AI, 드론 조종 국제대회 우승자 꺾어
체스, 바둑에 이어 드론 조종 대결에서도 인공지능(AI)이 인간을 넘어섰다. 외부 장애 요인이나 환경 등에 대처하는 기술의 유연성이 보완될 경우 다양한 방면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스위스 취리히 대학교 연구진이 개발한 AI 쿼드콥터 드론이 인간 챔피언을 상대로 한 경기에서 승리한 것으로 미국 NPR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구팀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논문을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AI 드론은 실내 경기장에서 인간 챔피언을 상대로 25번의 경기를 펼쳤고 이 중 15경기를 승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전에도 인간과 AI의 대결은 자주 펼쳐져 왔다. IBM의 딥 블루가 체스 챔피언을 이기기도 했고, 구글 딥마인드에서 개발한 AI 알파고가 한국의 국수 이세돌 9단과 대결을 펼쳐 4승 1패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인간과 AI의 대결은 모두 보드나 책상 위에서 펼쳐지는 경기였다. 컴퓨터가 실제 경기장에서 인간을 꺾은 적이 없었다. 취리히 대학교 연구원들은 다양한 AI 프로그래밍 전략을 사용했다. 수만 개 이미지에서 패브릭 게이트를 직접 분류했고, AI에게 레이싱 게이트가 어떻게 생겼는지를 직접 학습시켰다. 이 기술은 '지도 학습'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강화학습이 AI가 성공할 수 있는 비결이라고 연구진은 밝혔다. 연구팀은 드론의 제어 코드를 가상 경주 코스에 입력하고 23일(계산 시간 1시간) 동안 드론이 가상 공간을 누빌 수 있도록 했다. 최상의 경로를 배울 때까지 연습하도록 했다.
그 결과 최종 버전 코드는 드론이 60% 확률로 인간 경쟁자를 능가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아직도 드론에는 많은 제한이 있다. 특정 환경에서 훈련된 코스에서만 작동한다는 것이 한계다. 실외로 이동하면 빛의 변화로 제대로 된 방향으로 날아가지 않을 수 있고, 인간 경쟁자와 부딪히면 어떻게 움직일지 모른다.
로봇 박사 과정 학생인 바우어스펠드는 “이 같은 AI 드론의 '유연성 부족'으로 인해 군사용 킬러 무인기를 쉽게 만들지 못한다"고 말했다. 해당 연구 결과가 네이처에 실리자, 이에 대해 네덜란드 델프트 공과대학교의 귀도 드 크룬 연구원은 “드론이 모든 경주에서 인간 조종사들을 이기기 위해서는 변화하는 빛의 조건, 정확하지 않은 게이트, 바람 등 다양한 요인들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