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딥마인드 'AI 베테랑' 쓸어가는 앤트로픽…인재 블랙홀 된 비결은?
최근 인공지능(AI) 업계에서 앤트로픽으로 이직 러시가 확대되고 있다. 앤트로픽이 블랙홀처럼 고급 AI 인력들을 빨아들이는 비결은 뭘까.
일자리 추적 전문 시그널파이어(SignalFire)는 최근 6억 5000만명 이상의 전문가와 8000만 개 이상의 조직을 추적해 분석한 '2025 인재 현황 보고서'를 내놓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클로드 개발사 앤트로픽의 직원 근속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앤트로픽에 입사한 지 2년 이상 된 직원들 가운데 80%가 여전히 회사에 남아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AI 업계의 이직률이 높은 점을 감안하면 매우 주목할 만한 수치다. 딥마인드는 78%로 그 뒤를 쫒고 있으며, 오픈AI는 67%로 메타(64%)와 같은 빅테크들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엔지니어들이 오픈AI를 떠나 앤트로픽으로 이직할 확률은 그 반대의 경우보다 8배나 높다. 쉽게 말해 오픈AI에서 앤트로픽으로 8명이 이직할 때 앤트로픽에서 오픈AI로 이직하는 경우는 1건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시그널파이어는 엔지니어들이 다른 기업보다 앤트로픽의 기업 문화를 선호한다고 분석했다. 앤트로픽은 직원들에게 진정한 자율성을 부여하고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문화가 구축돼 있다고 한다. 이에 관료주의에 억압받던 AI 인재들이 잇따라 앤트로픽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실제 앤트로픽은 구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에서 근무한 선임 연구원과 엔지니어를 대거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AI 안전에 대한 앤트로픽의 의지도 일부 엔지니어들의 '이직 사유'가 되고 있다.
유명한 AI 연구원인 얀 레이케(Jan Leike)도 오픈AI를 떠나 앤트로픽에 둥지를 틀었다. 그는 오픈AI를 떠나며 "AI 안전과 관련된 연구가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렸다"라며 비판한 바 있다. 니키 파마와 닐 홀스비 같은 전 구글 연구원들도 앤트로픽으로 자리를 옮겼다.
더불어 시그널파이어는 이번 보고서에 인재 채용 트렌드에 대한 분석 결과도 발표했다. 예산이 줄고 AI 역량이 향상됨에 따라 기업들이 신입 인력에 대한 투자를 줄이고 있는 것으로 한다. AI가 초급 업무를 대신해 주고 있어, 높은 수준의 기술적 성과를 낼 수 있는 직무를 우선시하고 있다.
빅테크 기업들은 머신러닝과 데이터 엔지니어링에 더욱 집중하는 반면, 채용, 제품 개발, 영업과 같은 비기술적 기능은 계속해서 축소되고 있어, 특히 Z세대와 경력 초기 인재들이 새로운 시장에 진입하기 어려워지고 있다고 시그널파이어는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