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우스 더블클릭' 창시자 '빌 앳킨슨' 별세…"역사상 최고의 컴퓨터 프로그래머"

2025-06-09     유진 기자
스티브 잡스와 빌 앳킨슨. (사진=스티브 자렛 X)

앱을 아이콘으로 표시해주는 그래픽 인터페이스, 마우스 버튼을 연속으로 두 번 누르면 파일을 열 수 있는 '더블클릭' 등을 개발한 빌 앳킨슨이 지난 5일 별세했다. 

빌 앳킨슨은 지난 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포톨라 밸리 자택에서 향년 74세로 세상을 떠났다. 유족에 따르면 사인은 췌장암이다. 애플 최고경영자인 팀 쿡은 자신의 엑스를 통해 "빌 앳킨슨의 서거에 깊은 슬픔을 느낀다"라며 "창의력과 진심, 맥에 대한 획기적인 업적으로, 그는 우리에게 영원히 영감을 줄 비전가"라고 적었다. 

애플 전문 분석가인 존 그루버(John Gruber)는 "앳킨슨은 역사상 최고의 컴퓨터 프로그래머였을지도 모른다"라고 애도했다. 스티브 자렛(Steve Jarrett) 오렌지 최고 AI 책임자는 "그는 세계 최고의 프로그래머이자 진정한 천재였다. 나는 그를 몸시 그리워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빌 앳킨슨이 애플 초기 직원들과 찍은 사진. (사진=스티브 잡스 아카이브)

애플의 초기 핵심 멤버 중 한 명인 앳킨슨은 개인용 컴퓨터(PC)의 대중화에 기여한 개발자로 평가받는다. 1951년 캘리포니아주 로스 가토스에서 태어난 앳킨슨은 워싱턴대학교 대학원 재학 중이던 1978년, 스티브 잡스의 권유로 애플의 51번째 직원으로 입사했다. 

이후 잡스와 함께 매킨토시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그는 매킨토시 컴퓨터에서 사용되는 그래픽 시스템인 '퀵드로'(QuickDraw)를 개발했다.그의 대표적인 업적이 된 쿽드로는 폴더나 파일 등을 아이콘으로 표시해주는 것이 특징이다.

당시에는 파일을 열기 위해서는 어려운 텍스트 명령어를 입력했어야 했다. 또한 파일이나 폴더를 열 수 있는 '더블클릭', 메뉴의 하위 항목들을 한눈에 펼쳐보는 '풀다운 메뉴'도 앳킨슨의 손에서 탄생했다. 

빌 앳킨슨이 애플 초기 직원들과 찍은 사진. (사진=스티브 잡스 아카이브)

이밖에도 그는 '맥페인트', '하이퍼카드' 등을 개발하며 일반 사용자들도 다양한 기능을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앳킨슨은 1990년 애플을 떠나 소프트웨어 기업 '제너럴 매직'을 설립했다. 

그러나 회사는 경영난으로 2004년 문을 닫았고, 이후 그는 자연 사진가로 활동했다. 지난해 암 진단을 받았을 때 앳킨슨은 SNS를 통해 "이미 놀랍고 멋진 삶을 살았다"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