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딜러 쫒아다니고, 기름때 묻은 옷 입고 퇴근하는 AI 개발자들…무슨 사연?
스케일 AI, 우버, 리프트(Lyft), 아마존 등 이름만 들으면 알 법한 글로벌 기업에서 인공지능(AI)·소프트웨어 개발자로 근무한 모니크 파메차와 앤서니 크리보노스는 2024년 AI 기업 토마(Toma)를 설립했다.
그들은 인간과 유사한 음성 AI를 탑재한 상담 전문 에이전트를 개발했다. 창업 초기 토마는 은행 및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들을 대상으로 AI 에이전트를 보급하고자 했다. 그러나 AI 제품 공급에 어려움을 겪었고, 토마는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분야를 찾아 나섰다.
우연한 계기로 자동차 산업에 AI 에이전트를 공급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판단한 이들은 미국 전역의 모든 자동차 대리점에 전화를 걸어봤다고 한다. 몇 주간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통화 성공률은 45%에 불과했다. 이를 알아채자마자 공동 창업자들은 짐을 쌌다.
자동차 대리점이 어떤 방식으로 근무하는지를 직접 느껴보고, 딜러들에게 필요한 AI 에이전트를 구축하기 위해서다. 이에 공동 창업자들은 오클라호마와 미시시피에 위치한 자동차 대리점 12곳을 둘러봤다. 이 과정에서 400명의 자동차 딜러들을 관찰했다고 한다.
퇴근할 때 옷에 묻은 기름때를 보고 아내가 놀랐었다고 파메차 토마 최고경영자(CEO)는 회고했다. 파메차 CEO와 크리보노스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자동차 딜러들을 따라 다니며 고객 응대 방식을 분석했고, 근무가 끝난 이후에는 함께 식사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창업자들은 AI가 실제 팀원처럼 훈련돼야 하는 이유, 인간의 도움 없이 AI가 실제 고객을 상담하는 방법 등에 대한 힌트를 얻었다. 자동차 대리점을 다니며 얻은 통찰력을 바탕으로 파메차 CEO와 크리보노스 CTO는 AI 음성 에이전트를 개발했고, 100개 이상의 대리점에 공급하는 데 성공했다.
토마의 AI 에이전트는 서비스 예약을 비롯 부품 주문 처리, 판매 관련 문의, 시승 예약 등 작업을 처리한다. 토마 AI 상담원은 하루 24시간, 연중무휴로 작동한다. 토마는 상세한 고객 정보와 차량 데이터(차대번호, 부품 번호, 수리 주문, 차량 모델 포함)를 정확하게 수집해 작업을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자동차 대리점용 AI 에이전트로 토마는 최근 안드레센 호로위츠가 주도한 시리즈 A 투자 라운드에서 1700만 달러(약 231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토마의 AI 에이전트를 사용 중인 대리점들의 좋은 평가도 투자 유치에 한몫을 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파메차 CEO는 "지난 여름 전국을 돌았던 여정이 없었더라면 현재의 지점에 도달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