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인미나니의 과학현장] '113년 역사' IBM이 혁신 DNA로 개발한 양자컴퓨터 기술

이민환 과학커뮤니케이터랩 대표의 현장 취재기 국내 대표 과학 유튜버·커뮤니케이터 지식인미나니 IBM 코리아서 양자컴퓨터와 초전도체 중요성 듣다

2024-01-16     이민환 과학커뮤니케이터랩 대표
(사진=지식인미나니 유튜브)

 

양자컴퓨터와 초전도체를 둘러싼 기술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미래 산업은 양자컴퓨터를 쓰는 기업과 쓰지 않는 기업으로 양분될 것이다. 양자컴퓨터가 부상하며 주목받는 세계적 기업이 있다. 113년 역사를 자랑하는 IBM이다. IBM은 1911년 설립돼 1924년에 현대화된 PC를 개발하며 급성장했다. 1933년 최초의 전동타자기를 개발하기도 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 테슬라, 애플 등 IT 기업들과 비교해 대중적인 인지도가 낮다. 많은 이들이 모르는 사실이 있다. 전 세계인이 저렴한 PC를 사용할 수 있게 된 데에는 IBM의 영향이 지대하다. 그만큼 PC 시장에서의 영향력이 막강하고, 거액의 연구개발비를 매년 사용하며 기술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우주선에 활용되는 CPU, RAM, SSD도 IBM이 만들고 있다. 1967년 한국에 진출해 한국IBM을 설립하기도 했다.

PC뿐만 아니라 컴퓨터와 관련한 기초과학 기술 및 특허, 인공지능(AI) 기초 연구와 특허 등에도 강점을 보인다. 양자컴퓨터 기술 분야에서도 선두를 달리고 있다. 그저 대중용 PC 제작 기업으로 볼 수 없다는 뜻이다. IBM에서 그간 연구해 온 기술 특허들이 공개되며 다른 컴퓨터 기업까지도 혜택을 얻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IBM은 미래 먹거리로 양자컴퓨터를 꼽은 모양새다. 

IBM은 1981년 최초의 개인용 컴퓨터인 IBM 모델 5150을 공개했다. (사진=IBM 엑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그렇게 양자기술 최선도기업이라는 평가를 받게 됐다. IBM은 지난해 12월 세계 최초의 범용 1000큐비트급 컴퓨터 '콘도르'를 선보였다. 콘도르는 1121큐비트의 성능을 자랑한다. IBM은 2025년까지 4000큐비트급에 달하는 압도적 성능의 양자컴퓨터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큐비트는 양자컴퓨터의 연산 단위를 뜻하는데 인간으로 비유하자면 '뇌세포'라고 생각하면 된다. 

스마트폰의 연산 단위인 비트와 같은 의미이다. 8비트가 모여 1바이트가 되고 1024바이트가 모여 1킬로바이트가 된다. 이 개념이 양자컴퓨터에서는 '큐비트'가 되는 것이다. IBM은 매년 큐비트 성능을 높여가며 압도적인 기술력을 선보이고 있다. 어린이가 자라면서 뇌가 커지고 뇌세포가 많아지며 더 많은 생각과 기억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美 IBM 왓슨 연구소 소속 마이카 타키타(Maika Takita) 박사가 장비를 살피고 있다.(사진=IBM)
(사진=지식인미나니 유튜브)
(사진=지식인미나니 유튜브)
(사진=지식인미나니 유튜브)

그렇다면 양자컴퓨터는 대중들이 사용하는 컴퓨터와 무엇이 다를까. 양자라는 개념을 이해해야 한다. 인류가 살고 있는 세계는 큰 틀에서 뉴턴의 고전 역학에 따른다. 지구 중심부로 당겨지는 힘, 즉 중력에 의해 사과가 땅으로 떨어진다. 버스가 달리다가 멈추면 몸이 기운다. 이는 관성의 법칙이다. 작용-반작용 법칙도 있다. 다 눈에 보이는 것들의 현상이고 규칙이다. 그런데 눈에 보이지 않은 세계에서는 우리가 알던 현상이나 규칙이 적용되지 않는다. 

원자나 분자 크기의 세상에서 말이다. 뉴턴의 고전역학이 아니라 양자역학이라는 물리적 현상을 보인다. '0과 1의 상태'뿐만 아니라 '0이면서 1의 상태'인 것이다. 이를 중첩됐다고 부른다. 눈에 보이지 않는 공간 안에서 수많은 양자 큐비트가 0이거나 1인 상태로 떠돌고 있다는 의미다. 

작은 입자의 위치를 측정하기 위해 빛을 쏘아 반사시키면 그 빛의 파장과 충돌한 입자가 멀리 날아가 버려 입자의 정확한 위치와 운동량을 측정할 수 없다는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의 원리도 여기서 비롯된다. 이처럼 초전도체와 양자컴퓨터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독자들에게 인사이트를 제공하기 위해 'IBM 코리아'를 필자가 직접 방문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IBM 양자컴퓨터 사업개발팀 표창희 상무. (사진=지식인미나니 유튜브)

IBM 양자컴퓨터 사업개발팀 표창희 상무 미니 인터뷰

지식인미나니 : 양자컴퓨터, 언제부터 개발하셨는지. 

표창희 상무 : 양자 컴퓨팅에 대한 이론이 처음에 시작된 것은 1935년도 EPR 패러독스부터 시작됐다. IBM은 실질적으로 1970년대부터 양자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고, 1980년대부터 MIT와 양자 기초 이론 발전을 위해 연구를 전개했다. 크립토그라피(Cryptography) 암호 체계, 양자 이동 등 분야를 지속적으로 연구 중이다. 

50여 년 동안 양자 컴퓨터에 대한 연구를 해왔고, 2016년 IBM이 양자 컴퓨터를 실질적으로 일반 사용자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 형태로도 개발했다. 2019년도부터 IBM 퀀텀 시스템 1을 저희가 발표함으로써 최초의 상용화된 양자 컴퓨터 서비스를 제공했다.

현재 벤츠에서 전기차 배터리 구성을 어떻게 할지 연구한다. IBM의 양자컴퓨터를 활용하고 있다. 엑손 모빌은 석유 물류 운송, 석유 시추 시뮬레이션 연구에 IBM의 양자컴퓨터를 활용하고 있다. 또 CERN에서는 입자 충돌과 입자 분석에 IBM의 양자컴퓨터를 활용하고 있다.

초전도 상태를 활용한 양자컴퓨터이기 때문에 구동하는데 엄청난 자원이 활용된다. 어마어마한 냉각장치, 공급할 에너지 등이다. IBM 양자컴퓨터는 CPU, 쿨러, 램, 그래픽 장치 등이 눈으로 보이지 않는다. 샹들리에와 같은 모습이다. 주렁주렁 달려 있는 것들이 냉각기이면서 양자들이 돌아다니는 회로다. 

(사진=IBM)

지식인미나니 : 초전도체를 예로 들어 설명한다면. 

표창희 상무 : 아무래도 양자컴퓨터가 자체가 양자라는 입자 레벨에서 활용을 하다 보니, 얼마만큼 양자를 고정하느냐에 따라 데이터에 대한 정확도를 높일 수 있는데, 진동에 상당히 민감하다. 그래서 IBM이 초전도체인 마이너스 273도, 제로 켈빈 온도로 가는 이유가 아무래도 양자에 대한 진동을 낮추기 위해서 그렇다. 

그래야 IBM이 그만큼 잘 활용할 수도 있고 정확한 데이터를 뽑을 수 있기 때문인데, 동시에 이것이 단점이기도 하다. 하지만 오류 완화 기술들을 활용해서 더 정확한, 더 좋은 퀄리티의 결과를 뽑기 위해서 IBM이 노력하고 있다. 미완성 기술이라고 평가받는 양자컴퓨터 기술을 우리가 굳이 준비할 필요가 있느냐라는 의문을 제기한다.  

양자컴퓨터는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고 앞으로 완성될 기술이다. 그래서 조금 더 미리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고민을 하고 먼저 시작하시는 기업이 후발 기업들보다 상당히 앞선 위치를 점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