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AI 도입 또 미뤄지나…애플, '시리'에 오픈AI·앤트로픽 기술 적용 검토
애플이 자사 인공지능(AI) 음성비서 '시리(Siri)'의 더욱 강화된 기능을 제공하기 위해 오픈AI·앤트로픽 등 AI 기업의 모델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오픈AI, 앤트로픽 등과 협의해 시리의 핵심 엔진에 거대언어모델(LLM)을 도입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협상의 핵심은 양사의 주력 모델을 애플 칩 기반 보안 서버에서 실행 가능한 모델로 조정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애플은 오픈AI와 앤트로픽에 실행 가능한 모델 버전을 훈련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애플은 이미 로컬에서 실행할 수 있는 특정 AI 기능을 자체 서버에 의존하고 있다. 애플은 지난해부터 맥락을 이해하고, 앱 내에서 작업을 처리하는 새로운 음성 비서를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독자적인 AI 기술 개발에도 공을 들여왔다. 자체 AI 시스템 '애플 인텔리전스'가 대표적이다. 다만 애플 인텔리전스의 경우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됐으며, 애플 내부에서도 기술력에 대한 의문을 갖는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나왔다.
그럼에도 이미 애플 인텔리전스의 일부 기능에 챗GPT를 활용하고 있다. 사용자가 시리를 호출하면 챗GPT가 답변을 하는 식이다. 시리 자체는 애플 자체 모델을 기반으로 작동 중이지만, 이번 협업은 이러한 구조를 외부 AI 모델로 전환하는 방안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블룸버그는 "애플은 현재 대부분의 AI 기능을 애플 파운데이션 모델이라고 부르는 자체 기술로 구동하고 있다. 2026년 해당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버전의 음성 비서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앤트로픽이나 오픈AI 기반 시리는 삼성의 AI 접근 방식과 유사하게 작동할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 AI는 삼성 자체 소프트웨어에 의존하고 있지만, 주로 제미나이를 사용하고 있다. 서드파티 모델을 사용한다고 해서 애플이 향후 자체 기술로 전환하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
이를 놓고 일각에서는 '자체 AI 도입'이 또 미뤄질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른 AI 기업들에게 기술을 의존하는 방안이 장기적으로 애플의 약점이 될 것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