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모 출신들이 차린 자율주행 스타트업, 1년 2개월 만에 1100억원 유치…비결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자율주행 스타트업 '베드록 로보틱스(Bedrock Robotics)'가 최근 8000만 달러(약 11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며 스텔스 모드에서 벗어났다.
베드록 로보틱스는 웨이모 출신의 보리스 소프만 최고경영자(CEO)를 비롯 케빈 피터슨 최고기술책임자(CTO), 아자이 굼말라 엔지니어링 부사장, 톰 엘리아즈 엔지니어링 부사장이 2024년 5월 설립한 스타트업이다.
베드록 로보틱스의 공동 창업자들은 최근 두각을 보이는 스타트업들의 경영진들처럼 이력이 화려하다. 소프만 CEO는 웨이모에서 5년간 엔지니어링 임원으로 근무하며 자율주행 트럭 사업을 이끌었다. 웨이모 원 자율주행 네트워크 출시 및 확장 작업을 담당했다.
피터슨 CTO는 웨이모 상업용 트럭 운송 사업부에서 근무했으며, 톰 엘리아즈 부사장은 세그먼트 엔지니어링 사무실에서 일했다. 트윌리오(Twilio)에 합류해 신제품과 기존 라인업을 이끄는 부사장을 역임했다. 굼말라 부사장은 웨이모에서 엔지니어링 디렉터로 활약했다.
차량 호출, 트럭 운송 프로그램의 센서, 컴퓨팅, 하드웨어 시스템 아키텍처 등 개발을 주도한 인물로 알려졌다. 이들은 지난해부터 조용히 '스텔스 모드'로 비밀스럽게 중장비에 장착이 가능한 자율주행 키트 개발에 주력해 왔다. 공동 창업자들은 웨이모에서 쌓은 노하우와 역량을 십분 활용했다.
도심에서 주행하는 웨이모 차량 기술 개발에 매진해 온 이들이 중장비 전용 기술 개발에 나선 이유는 뭘까. 미국에선 최근 리쇼어링(미국으로 제조 기반 이전) 바람이 불고 있다. 미국 내 제조를 위한 새로운 공장 수요가 높아지고 있으며, AI 데이터센터 건설 붐도 불고 있다.
그러나 건설 노동자 수가 감소하고 있어 공사에 차질을 빚는 지역도 늘고 있다고 한다. 특히 건설 노동자의 40%가 향후 10년 안에 은퇴할 나이가 된다는 예측도 나온다. 이에 베드록 로보틱스 창업자들은 굴삭기, 불도저, 로울러 등 중장비에도 정교한 자율주행 기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기계들이 단순히 세상을 탐색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센티미터 수준의 작업을 수행할 정도의 정밀도를 갖춰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모았다. 베드록 로보틱스는 "프로젝트 목표를 이해하고 변화하는 상황에 적응하며, 24시간 내내 작업을 수행하는 센서, 컴퓨팅, 인텔리전스로 기존 차량을 업그레이드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베드록 로보틱스의 키트가 장착된 중장비에는 8개의 고화질 카메라가 탑재돼, 작업자가 실시간으로 현장 상황을 제어할 수 있다. 베드록 로보틱스는 자체 테스트 현장과 캘리포니아, 애리조나, 텍사스, 아칸소에 걸쳐 4개의 건설 파트너와 함께 자율주행 장비를 운영 중이다.
단 1년 만에 기술의 잠재력을 검증한 베드록 로보틱스는 투자자들로부터 빠르게 주목받을 수 있었다. 베드록 로보틱스는 이번 투자금을 뛰어난 엔지니어, 운영 전문가, 업계 베테랑들을 유치하는 데 활용할 방침이다. 더불어 건설업체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업계 전반에 솔루션을 확장할 예정이다.
베드록 로보틱스는 "산업 혁명을 주도했던 것과 동일한 힘, 즉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속도, 규모, 역량에 대한 요구가 이러한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라며 "우리가 만들어갈 세상의 미래는 오늘 시작되며, 그 미래를 실현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기회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