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에 스며드는 생성형 AI…"에테르나우타 속 건물 붕괴, AI 덕에 만들었죠"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이 넷플릭스 콘텐츠 제작에도 스며들고 있다. 시각특수효과(VFX) 작업을 혁신하며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테드 서랜도스(Ted Sarandos)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는 최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아르헨티나의 오리지널 시리즈 '영원한 항해자 에테르나우타'의 한 장면에 생성형 AI 기반 VFX를 사용했다"라고 밝혔다.
영원한 항해자 에테르나우타는 지난 4월 30일 공개된 SF 재난 드라마다. 눈보라로 폐허가 된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생존자들이 외계의 위협에 맞서는 이야기를 다룬다. 서랜도스 CEO는 부에노스아이레스 도시 건물이 무너지는 장면을 구현하려고 했으나 예산이 초과될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넷플릭스 제작진과 프로덕션 자회사 '아이라인스튜디오'는 AI를 활용해 건물 붕괴 장면을 제작하기로 결정했다. AI 덕분에 해당 장면을 10배 더 빠르게 제작할 수 있었고, 비용도 절감했다라는 게 서랜도스 CEO의 설명이다.
서랜도스 CEO는 "AI는 제작자들이 영화와 시리즈를 더 저렴하게 제작할 수 있도록 돕는다. 실제 사람들이 더 나은 도구를 사용해 작업을 하는 것이다"라며 "제작자들은 이미 AI 이점을 경험하고 있다. 예전에 고급 시각 효과를 사용할 수 있는 것은 대규모 프로젝트뿐이었다"라고 강조했다.
넷플릭스는 AI 활용에 대해 우호적인 입장을 계속해서 내놓고 있다. 최근 생성형 인공지능 기술을 검색 기능에 도입하는 등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구독자를 위한 프로그램 추천 기능을 보다 원활하게 제공하기 위해서다.
구독자들의 더 많은 대화형 문의를 수용할 수 있는 AI 검색 도구도 도입을 앞두고 있다. 서랜도스 CEO는 지난해 한 언론 인터뷰에서 "인공지능이 당신의 일자리를 빼앗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AI를 잘 쓰는 사람이 당신의 자리를 차지할 수도 있다"라며 기술 발전이 자연스러운 변화의 일부임을 인정한 바 있다.
더불어 그는 최근 AI 기반 VFX 기법의 강점에 대해 강조했다. 서랜도스 CEO는 "아이리시맨이 약 3000만 달러의 제작비를 증가시킨 것으로 추정되는 디에이징 기술을 사용했다"라며 "오늘날 우리는 훨씬 적은 비용으로 그 영화를 더 잘 만들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도구들은 시각 효과 도구, 컴퓨터 애니메이션과 유사해 질 것이다"라며 "이 도구들을 사용하면 이전에는 불가능했던 방식으로 이야기를 전달하고 자신을 표현할 수 있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넷플릭스는 올해 2분기 매출 약 110억 8000만 달러(약 15조 4000억원)를 기록했다. 2025년 상반기 넷플릭스 이용자들은 950억 시간 이상의 콘텐츠를 시청했으며, 비영어권 콘텐츠가 전체 시청량의 3분의 1을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