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로마 비문도 AI로 해석한다…구글 딥마인드, 비문 해석 지원 AI 모델 공개
구글 딥마인드가 고대 로마의 비문 해석을 지원하는 최초의 인공지능(AI) 모델 ‘아이네이아스(Aeneas)’를 공개했다. 이 모델은 단편적인 텍스트를 더 잘 해석하고, 그 출처를 밝히고, 복원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고안됐다.
고대 로마의 비문(비석에 새긴 글)들 중 상당수는 마모됐거나 파손돼 내용을 파악하기 어렵다. 이에 역사가들은 전통적으로 전문 지식과 자원에 의존해 단어나 구문 등을 찾는 형태로 고대 비문을 연구했다.
이러한 연구를 보다 효과적이고 빠르게 수행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구글 딥마인드는 AI 모델 아이네이아스를 개발했다. 아이네이아스는 수천 개의 라틴어 비문을 추론해 텍스트와 맥락적 유사점을 몇 초 만에 찾아내 역사가들이 모델의 결과를 해석할 수 있도록 돕는 모델이다.
다른 고대 언어, 문자, 매체에도 적용될 수 있으며 더 광범위한 역사적 증거에 걸쳐 연관성을 찾는 데 도움이 되는 기능을 확장할 수도 있다. 아이네이아스는 비문이 언제 어디서 제작됐는지 예측할 수 있으며, 훼손된 부분에 들어갈 내용을 추측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구글 딥마인드는 역사가들이 수십 년간 구축해 온 디지털 컬렉션에서 얻은 방대한 양의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셋을 아이네아스 훈련에 활용했다. 복원력도 상당하다. 아이네이아스는 비문 속 공백의 길이를 알 수 없는 경우에 평균 58% 정확도로 단어를 복원할 수 있다. 길이가 주어진 경우에는 정확도가 73%로 더 높았다.
아이네이아스가 로마 초대 황제 아우구스투스의 업적을 기록한 비문인 '레스 게스타에 디비 아우구스티(Res Gestae Divi Augusti)'를 분석한 결과, 기원전 10년대 또는 기원후 10~20년 사이에 작성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
역사가들이 논쟁하는 시점과 일치하는 결과라고 한다. 또 연구진은 아이네이아스가 연구 보조 도구로서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 대규모 역사가와 AI 협력 연구를 수행했다. 비문을 정기적으로 연구하는 역사가 23명을 초청해 아이네이아스를 활용해 일련의 텍스트를 복원하고, 연대를 측정하고, 위치를 파악했다.
그 결과 아이네이아스의 맥락적 정보와 그 예측을 함께 사용했을 때 가장 효과적인 결과를 얻었다고 한다. 연구에 참여한 한 역사가는 "비문의 본문을 복원하고 연대순으로 연결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세부 사항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