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경쟁서 힘 못쓰던 애플 승부수 띄웠다…"AI 기업 인수합병 열려 있어"

2025-08-03     유진 기자
(사진=팀 쿡 SNS)

애플은 경쟁사들이 앞다퉈 인공지능(AI) 모델을 출시할 때 소극적인 투자로 시장에 뒤처졌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 가운데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AI는 우리 생에 가장 심오한 기술 중 하나"라며 대규모 인수합병(M&A)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간 경쟁사의 AI 모델을 갖다쓰던 애플이 인공지능 분야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겠다는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CNBC, 블룸버그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팀 쿡 CEO는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기업 인수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올해 이미 7개 회사를 인수했다"라며 "인수 대상은 기업의 규모보다 ‘우리 로드맵을 가속할 수 있느냐’가 기준이다. 우리는 인수합병에 매우 열려 있다"라고 말했다.

(사진=애플)

이러한 발언은 애플이 AI 경쟁에서 여전히 뒤처져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업계에선 애플 인텔리전스의 기술력이 AI 경쟁사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이에 애플이 자사의 제품에 AI 기술을 도입할 때 경쟁사에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가 점점 더 늘고 있다. 

지난 달 애플이 자사 인공지능(AI) 음성비서 '시리(Siri)'의 더욱 강화된 기능을 제공하기 위해 오픈AI·앤트로픽 등 AI 기업의 모델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나오기도 했다. 더불어 애플은 최근 AI 스타트업 퍼플렉시티 AI 인수를 내부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 내부에서도 기술력에 대한 의문을 갖는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이미 애플 인텔리전스의 일부 기능에 챗GPT를 활용하고 있다. 사용자가 시리를 호출하면 챗GPT가 답변을 하는 식이다.

(사진=애플)

팀 쿡 CEO는 "애플은 언제나 가장 앞선 기술을 누구나 쉽게 접근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데 주력해왔다"라며 "이것이 바로 애플의 AI 전략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팀 쿡 CEO는 AI 인력을 강화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그는 "애플은 훌륭한 팀을 보유하고 있다. AI에 모든 에너지를 집중하고 있다"라고 했다. 잇따른 핵심 인력 이탈 문제를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얼마 전 애플의 자체 대형언어모델(LLM) 개발을 총괄해온 수석 엔지니어 루오밍 팡(Ruoming Pang)이 메타로 이직했다. 

루오밍 팡은 지난 2006년부터 15년간 구글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근무했다. 2021년 애플로 합류한 그는 약 100명 규모의 ‘애플 파운데이션 모델(AFM)‘ 팀을 이끌어왔다. 루오밍 팡은 애플 인텔리전스를 포함한 애플의 다양한 AI 기능 개발을 담당했다. 

더불어 애플은 한 달 새 핵심 인력 4명을 메타에 뺏겼다. AI 분야에서 뒤처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애플의 핵심 사업은 여전히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애플은 2분기 944억 4000만 달러(약 131조 7438억원)의 매출과 1.57달러의 주당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