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출신과 AI 개발자가 설립한 '리걸테크' 스타트업 '화제'…3년 만에 연 매출 1400억원

2025-08-05     유형동 수석기자
가베 페레이라와 윈스턴 와인버그. (사진=하베이)

오픈AI가 투자한 인공지능(AI) 기반 리걸테크(Legal Tech·법률 정보 기술) 스타트업 하베이(Harvey)가 설립 3년 만에 연간 반복 수익(ARR) 1억 달러(약 1400억원)을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하베이는 구글, 딥마인드, 메타 출신의 가베 페레이라(Gabe Pereyra)와 미국 남가주대학(USC) 로스쿨 출신의 윈스턴 와인버그(Winston Weinberg)가 지난 2022년 설립한 리걸테크 기업이다. 

하베이는 변호사, 로펌을 위한 AI 에이전트를 개발했다. AI 에이전트는 변호사들의 소송 문서 작성 지원을 비롯 계약서 검토, 법률 데이터베이스 검증 등을 지원한다. 변호사들에게 가장 반복적이고 지루한 작업 중 일부를 자동화해 주는 셈이다. 

(사진=하베이)

기존 문서 관리 시스템과 법률 도구를 완벽하게 연동할 수 있다. 특히 AI 에이전트의 모든 답변이 신뢰할 수 있는 출처를 기반으로 생성된다는 게 특징이다. 기존 판례를 종합해 포괄적인 분석 작업을 빠르게 수행할 수 있다는 점도 변호사들로부터 크게 주목받고 있다.

더불어 상대 변호사의 사건을 분석하고 법적 주장을 다듬는 등 소송 전략을 최적화해 준다. 이처럼 현장 친화적인 도구를 앞세운 하베이는 AI 에이전트 출시 이후 오픈AI, 세콰이어캐피탈, 알파벳 GV 등 유명 투자자들로부터 대규모 자금을 유치한 바 있다. 

기술력을 인정받은 하베이는 창업 3년 만에 ARR 1억 달러를 돌파했다. ARR이란 12개월 동안 연간 계약이나 구독 계약을 통해 회사가 얻을 것으로 예측되는 수익을 의미한다. 구독 서비스 기반 사업에서 연간 매출 규모를 나타내는 주요 지표로 쓰인다. 하베이의 ARR에는 개인 소비자 대상 유료 서비스와 기업용 서비스 수익 등이 포함된다. 

(사진=하베이)

와인버그 CEO는 "하베이는 3년 동안 54개국 500여 개 고객의 AI 비즈니스 혁신을 지원하고 있다. 주간 활성 사용자 수(WAU)는 지난 1년 동안 4배, 전년 대비 6배 증가했다"라며 "AmLaw 100대 기업의 42%가 AI 관련 요구 사항을 충족하기 위해 하베이를 신뢰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다양한 리걸테크 스타트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20대 청년이 설립한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레고라(Legora)도 변호사의 업무를 도울 수 있는 AI 도구를 개발했다. 레고라는 창업 2년 만에 250개 로펌과 20개 이상의 기업 법무팀을 고객사로 확보했다. 

미국의 리걸테크 스타트업인 '수피오(Supio)'는 복잡한 기록을 분석하고, 증언을 요약하고, 증인들의 증언이나 전문가 보고서를 심층적으로 조사하는 AI 법률 비서를 출시했다. 수피오의 법률 비서는 특정 데이터 셋으로 훈련된 거대언어모델(LLM)을 활용해 인간보다 더 나은 정확도로 데이터를 구조화할 수 있다.